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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심판 사이다 발언' 강일원 재판관, 朴측에 '집중 타깃'

등록 2017.02.22 20: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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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12차 변론기일에서 주심재판관인 강일원 헌법재판관이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17.02.09.  mangusta@newsis.com

최근 변론서 '송곳질문'으로 朴측 난처 상황 만들어 
이날도 기피 신청 직전에 대리인단에 '유감' 등 발언
대통령 측 "강 재판관 기피신청 사전에 몰랐다" 설명
"거듭된 곤혹 질문에 이날 돌발로 기피신청" 분석도

【서울=뉴시스】김준모 기자 = 22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16차 변론에서 대통령 대리인단 측이 강일원 재판관을 집중 비난하고 급기야 기피 신청까지 내는 돌발상황이 벌어져 배경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헌철 전 소장 퇴임 후 이정미 권한대행이 그 자리를 맡아 '8인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유독 강 재판관을 콕 찍어 기피 대상으로 간주한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헌재 등에 따르면 이날 강 재판관 기피신청은 대리인단 소속 조원룡 변호사가 했다. 조 변호사는 "헌법재판소법 제40조에 따라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등 재판 공정성을 훼손하는 사유에 해당한다"며 기피신청을 했다.

 대리인단의 갑작스런 요청에 이 권한대행은 잠시 휴정한 뒤 나머지 재판관들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 상황은 불과 15분만에 정리됐다. 이 권한대행은 "강 재판관 기피신청 목적은 심판 지연 목적이 있다"며 대리인단 요청을 각하했다.

 이날 '15분의 소동'은 대리인단 사이에 사전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리인단 대변인 격인 이중환 변호사는 변론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오늘 (조 변호사가 강 재판관을) 기피신청할 줄 몰랐나'라는 물음에 "몰랐다"고 답했고, 그런 상황은 박 대통령도 몰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변호사의 이날 행동은 다분히 독단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게 대리인단 측 설명인데, 당사자는 강 재판관 기피 신청 이유를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법조계는 강 재판관이 과거 탄핵심판 변론 과정에서 대통령 대리인단 측 주장에 허를 찌르는 '송곳질문'을 해왔던 것과 이날 소동을 연관짓는 분위기다.

 이번 탄핵심판 사건 주심인 강 재판관은 지난 9일 열린 12차 변론에서 대통령 대리인단 측에 답변서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여러차례 했다.

 당시 강 재판관은 "청와대 중요 문서가 외부 유출되는데 민정수석실에서 체크 못했나",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 당시 청와대는 이를 국기 문란 행위라고 했는데 그 이후에도 문서가 유출된 이유는 무엇인가" 등을 물었고 대리인단은 즉답을 못했다.

 또 "미르재단 등 설립 등 관련 자료는 최순실씨가 작성했는데 박 대통령이 이를 어떻게 받게됐느냐"고 물어 대리인단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강 재판관의 당시 질문은 10여분간 이어졌고, 이 장면은 유튜브 등에서 10만여건의 조회수를 기록중이다. 네티즌들은 당시 강 재판관 질문을 두고 속시원한 '사이다 발언'이라고 높이 평가하는 중이다.

 강 재판관은 이후 벌어진 변론에서도 대리인단을 향해 날카로운 질문을 많이 쏟아냈고, 이날 기피 신청 소동이 벌어지기 직전에도 일침을 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대리인단 소속 김평우 변호사가 "헌재는 청구인(국회)의 수석대리인 아니냐"며 자극적인 발언을 하자 강 재판관은 침착한 표정으로 "김 변호사 등이 헌법재판을 많이 안 해서 잘 모르는 거 같다. 유감이다"라고 일축했다.

 이후 김 변호사가 크게 반발했고 이 권행대행의 제지로 상황이 마무리됐지만 대리인단 측은 강 재판관의 연속된 지적에 심기가 적잖이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강 재판관은 그간 탄핵심판 변론에서 가장 많은 질문을 하는 등 재판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대리인단 측에선 자신들이 공격 당한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이날 즉흥적으로 기피 신청을 냈던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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