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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선고 전 朴대통령 하야설…가능성 있나

등록 2017.02.23 16:40:45수정 2017.02.23 17: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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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규재tv' 운영자인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정규재tv 화면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규재tv' 운영자인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정규재tv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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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범보수 진영 일각에서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질서있는 퇴진론'을 다시 제기한 가운데 국회 탄핵소추위원단까지 대통령의 자진 사퇴 가능성을 주장함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직전 하야설이 정치권의 이슈로 떠오른 모양새다.

 진실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일단 청와대 측은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실제 하야로 인해 얻을 실익도 거의 없어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보다는 자진 하야가 그나마 박 대통령이 최소한의 명예를 지키는 길이 아니냐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 주목된다.

 탄핵 정국 초기에 해법으로 제시됐던 질서있는 퇴진론이 범보수 진영에서 재차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의 관련 언급에서 비롯됐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직 대통령의 탄핵소추는 국가적, 국민적 불행이고 어떠한 이유든 정치적 해법이 먼저 모색돼야 한다"며 질서있는 퇴진론에 다시 불을 붙였다. 그는 이어 2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청와대도 이 문제에 대해 검토를 한 것으로 들린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도 지난 21일 "사법적으로 인용이나 기각으로 풀 것이 아니라 정치적 해법도 동시에 병행해야 한다"며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튿날에는 "제가 이 문제를 그냥 이렇게 갈 것이냐, 여러 가지 정치적 해법을 찾아봐야 하지 않겠냐고 (정 원내대표에게) 제안을 했다"며 정 원내대표와의 사전 교감 사실을 공개했다.

 이같은 주장의 요지는 극심한 국론분열과 사회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탄핵심판 전에 대승적 차원에서 박 대통령이 자진 하야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야가 박 대통령의 퇴로를 열어주는 차원에서 사법적 처리 면제라는 정치적 해법을 도출해야 한다는 조건도 뒤따른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 입장에서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명예 등을 감안할 때 탄핵보다는 자진 하야가 여러모로 낫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헌정 사상 최초의 '탄핵으로 쫓겨난 대통령'이란 오명을 쓰느니 하야를 선택하는 쪽이 명예를 지키는 길이란 것이다.

 헌법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박 대통령이 탄핵 심판 선고 하루나 이틀 전에만 하야 선언을 한다면 대통령직 파면 여부를 가릴 대상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에 탄핵심판이 '각하'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또 전직 대통령에게는 재직 당시 연봉의 70%, 박 대통령의 경우 1,200만~1,300만원 정도의 연금이 매달 지급되며 비서관 3명과 운전기사 1명에 대한 임금과 무료 의료 혜택도 주어지지만 탄핵으로 축출될 경우 이를 받을 수 없다.

 탄핵 심판 인용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에서 헌재의 결정에 불복하고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자진 하야가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날 16차 변론에서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헌재의 공정성을 문제 삼아 강도 높은 발언들을 쏟아내고 강일원 재판관에 대한 기피신청을 꺼내든 것도 이같은 명분을 만들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논리다.

 국회 탄핵소추위원인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국회 탄핵절차나 헌재의 재판장이 공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논거를 만들어 하야하기 위한 전제조건들을 만들어 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이 (탄핵 결정) 1~2일 전에 하야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하야설에 대해 "가능성도 없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며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헌재 탄핵심판과 특검 조사에만 집중할 때"라며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하야라니, 전혀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박 대통령 측에서는 이미 지난해 11월29일 3차 대국민담화에서 '4월 퇴진·6월 조기 대선' 요구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는데도 정치권이 당시에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탄핵소추를 밀어붙였다가 슬그머니 질서있는 퇴진을 다시 꺼내는 데 대한 불쾌감도 엿보인다.

 탄핵심판 전 하야설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인사들이 친박계 핵심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 정치적 배경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박 대통령이 탄핵 대신 하야로 물러나는 게 친박계를 제외한 범보수 진영에 유리하다는 판단 아니냐는 시각이다.

 여기에 일단 싸움에 임하면 끝장을 보고 마는 성격인데다가 자신의 결백을 확신하고 있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을 봤을 때도 탄핵 심판 전 하야는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라는 게 박 대통령 측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탄핵심판 전 하야 검토 필요성을 제안받기는 했지만 이를 비중있게 논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으로 인한 불명예를 피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승만 전 대통령처럼 하야로 쫓겨난 대통령이 되는 것도 불명예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일단 대통령직에서 내려오면 불기소 특권을 상실하게 돼  특검이나 검찰로부터 구속기소될 수 있다는 점도 탄핵이 됐든 하야가 됐든 똑같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모두 상실한다. 무엇보다 하야는 탄핵심판 사유 전부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는데다가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는 하지만 탄핵심판 기각 가능성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

 결국 선택은 오롯이 박 대통령의 판단에 달려 있다. 헌재의 최종 결정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과연 박 대통령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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