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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AG]4관왕 이승훈 "AG서 얻은 자신감 평창까지 끌고간다"

등록 2017.02.23 16:54:30수정 2017.02.23 1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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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히로(일본)=뉴시스】최동준 기자 = 23일 일본 훗카이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경기, 이승훈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환호하고 있다. 이승훈은 금메달을 차지해 대회 4관왕에 올랐다. 2017.02.23.  photocdj@newsis.com

【오비히로(일본)=뉴시스】최동준 기자 = 23일 일본 훗카이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경기, 이승훈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환호하고 있다.

이승훈은 금메달을 차지해 대회 4관왕에 올랐다. 201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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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놀라워…밴쿠버올림픽보다 컨디션 좋은 듯"
 "아시아에서 전무후무한 선수로 남고파"

【오비히로=뉴시스】김희준 기자 =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4관왕에 등극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29·대한항공)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자신감을 얻었다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이승훈은 23일 일본 홋카이도 오비히로의 홋카이도-도카치 오벌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8분12초72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일 5000m 금메달, 22일 1만m·팀추월 금메달을 딴 이승훈은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추가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동계아시안게임 4관왕을 일궜다.

 이승훈은 "너무 기쁘고 영광스럽다. 자랑스럽기도 하다. 어제 팀추월과 1만m가 걱정했던 경기들인데 잘 치러 자신감을 얻었다"며 "오늘 매스스타트는 후배들이 많이 도와줘 4관왕에 큰 힘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후배들에게 재차 고마움을 드러내면서 "서로 호흡이 맞아야 가능한 부분인데 우리는 잘 맞는다. 각자 역할에 맞게 잘 했고, 그러면서 (김)민석이도 동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상 투혼 속에서 일군 성적이라 한층 빛나는 대기록이다.

 이승훈은 지난 10일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남자 팀추월 레이스 도중 넘어져 오른 정강이를 베는 부상을 당했고, 8바늘을 꿰맨 뒤 실밥도 뽑지 않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

 그가 이번 대회에 나선 것은 후배들과 함께 나서야 하는 팀추월 때문도 있었다. 후배들을 생각하는 마음에 부상을 딛고 경기에 나섰다.

 이승훈은 "부상을 당한 이후 3일간은 솔직히 마음 속으로 시즌을 접었다. 통증이 심했다"며 "3일이 지난 후 당기는 느낌 정도만 있어 어느정도 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스스타트와 팀추월만 생각하고 아시안게임 출전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어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 후배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당시 내가 선두에서 이끌다가 뒤로 빠졌는데, 잘하면 1위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에 서둘렀다. 그러다 넘어졌다"며 "적어도 메달이 확실했는데 동생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팀추월이라도 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사실 5000m와 1만m에 크게 기대를 걸지 않았던 이승훈이다.

 그는 "매스스타트는 마지막 날이고, 자신감도 있어 타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5000m와 1만m는 금메달을 기대하지 않았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비히로(일본)=뉴시스】최동준 기자 = 23일 일본 훗카이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경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승훈이 기뻐하고 있다. 2017.02.23.  photocdj@newsis.com

【오비히로(일본)=뉴시스】최동준 기자 = 23일 일본 훗카이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경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승훈이 기뻐하고 있다. 201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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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을 이겨낸 것도 대단하지만, 4개 종목을 뛰면서 모두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강철 체력'도 놀라움을 자아낸다.

 이승훈은 "나도 놀라웠다. 많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준비가 많이 돼 있었던 것 같다.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를 준비했던 것이 이어진 것 같다"며 "그런 점에서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 다친 것이 아쉽다. 그래도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내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전명규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의 지도를 받는 이승훈은 "특별한 관리 비결은 없다. 전 부회장님이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더 하라고 하시면서 끌고가시는 스타일이다"며 "그런 분이 계셔서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5000m 은메달, 1만m 금메달을 일군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직전보다 몸 상태가 좋은 것 같다는 것이 이승훈의 설명이다.

 이승훈은 "사실 기록적인 부분에서 지금이 더 좋다. 기록이 결과물인데, 밴쿠버올림픽 3주 전에 같은 경기장에서 뛴 기록을 이번 대회에서 다 넘어섰다"며 "상당히 컨디션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후배들을 위해서 출전을 강행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스스로도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다.

 이승훈은 "5000m와 1만m에서 자신감을 많이 잃은 상태였다. 흥미도 잃었다. 오직 매스스타트와 팀추월만 집중하자는 생각이었다"며 "하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해볼만 하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오길 잘했다는 생각도,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아시아에서는 1인자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이승훈은 "그만두는 날까지 이 자리를 지키고 싶고, 아시아에서 전무후무한 선수로 남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세계 정상을 바라봤다.

 이승훈은 "아시안게임 4관왕도 자랑스럽지만 아시안게임에서 끝나지 않고 평창올림픽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 어려운 싸움이 되겠지만, 안되리라는 법도 없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계속되는 체력 칭찬에 "나보다 잘 타는 유럽 선수들은 나이가 나보다 많다. 나이는 핑계일 뿐이다"며 "유럽 선수들을 보고 배우는 점도 있고, 내가 가진 장점도 있다. 이것을 잘 살려서 평창올림픽 때 네덜란드 선수들에게 내가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물론 메달 욕심도 있다. 이승훈은 "가능하다면 메달까지 목에 거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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