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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북한 대사 추방· 대사관 폐쇄 검토 중"

등록 2017.02.23 19: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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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라룸푸르=AP/뉴시스】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가 20일 외교부에 초치됐다가 돌아온 후 쿠알라룸푸르 대사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강 대사는 김정남 암살사건에 대한 북한 책임을 전면부인했다. 2017.02.20

【쿠알라룸푸르=AP/뉴시스】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가 20일 외교부에 초치됐다가 돌아온 후 쿠알라룸푸르 대사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강 대사는 김정남 암살사건에 대한 북한 책임을 전면부인했다. 2017.02.20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 암살사건에 대한 항의로 자국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하거나 북한 대사관을 폐쇄하는 등 강력한 대응을 검토 중이라는 주장에 제기됐다.

 23일 로이터 통신은 말레이시아 고위 관계자로 알려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최근 강 대사의 발언이 말레이 정부를 자극했고 이에 대응해 말레이 정부가 그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 (주재국 정부가 기피하는 외교관)'로 선언하는 등 다른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사 추방은 말레이시아 당국이 외국 외교관을 상대로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응 조치이다. 당국은 북한과의 비자 면제정책을 취소하는 등 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강철 북한 대사가 자국 경찰의 김정남 암살사건 수사결과 일체를 거부하며 "말레이가 남한과 결탁했다"고 비난한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2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남조선 보수언론이 '독살'을 주장하기 바쁘게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를 무작정 기정사실화, 시신 부검에 문제를 제기하면서부터 문제가 복잡해졌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말레이 정부 관계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툭 세리 히사무딘 후세인 국방장관은 23일 북한에 "매우 무례했다"며 "북한은 선을 넘었다"고 경고했다.
【쿠알라룸푸르=AP/뉴시스】말레이시아의 한 단체 회원이 23일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 앞에서 "말레이시아를 존중하라"라고 쓴 종이를 들어보이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7.02.23 

【쿠알라룸푸르=AP/뉴시스】말레이시아의 한 단체 회원이 23일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 앞에서 "말레이시아를 존중하라"라고 쓴 종이를 들어보이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7.02.23

또 "외교적으로 이상한 일(irregularity)"이라며 오히려 "강 대사가 말레이 경찰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말레이 경찰은 신속한 용의자 체포로 수사력을 입증했다"면서 "법을 기반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말레이 당국을 편파적이라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이라고 덧붙였다.

 21일에는 나집 라작 총리가 "북한 대사의 발언은 외교적으로 무례하다"며  "우리는 압력을 받거나 겁박 당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나라의 졸개 노릇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 여론 역시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23일 여당 통일말레이국민조직(UNMO)의 청년지부는 북한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면서 "말레이시아의 주권을 무시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시위대는 "정부는 북한과의 비자면제협정을 철회하고 외교 관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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