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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즈버그 美 대법관, "언론자유 없었으면 워터게이트 폭로도 없었다"

등록 2017.02.24 15: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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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 연방대법관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강당에서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5.08.05.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현미 기자=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은 24일(현지시간) 언론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장기간에 걸친 미 의회의 교착상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지난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의해 지명됐으며, 진보적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이날 BBC 뉴스나이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를 매일 읽으며, 기자들이 대중에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워싱턴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오페라 ‘데드 맨 워킹(Dead Man Walking)’ 최종 리허설에 참석, BBC와 이례적으로 인터뷰를 가졌다. 영화 '데드 맨 워킹'을 토대로 한 이 작품은 미 사형제의 도덕적 모호성을 주제로 하고 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인용하면서 “미국에서 언론이 무엇을 했는지를 생각해보라”면서 “우리에게 언론 자유가 없다면 그 이야기는 결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972년 6월 미 대선을 앞두고 당시 닉슨 대통령의 측근이 재선을 위해 워싱턴의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는 민주당 본부에 침입,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되면서 결국 닉슨 대통령 사임까지 이르게 된 것이 바로 워터게이트 사건이다.

 그는 이어 '현 상황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오래된 의회의 교착상태라며 “정부의 첫 번째 구성요소인 입법부는 현재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대통령 선거가 있기 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사기꾼(a faker)”이라고 비판했다가 나중에 그 발언을 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했던 사실을 의식한 듯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향후 전망에 대해 “나는 장기적으로 낙관적인 입장”이라며 “한때 어느 현자가 미국의 진정한 상징은 독소리가 아니라 시계의 추(pendulum)라고 말한 바 있다. 추가 너무 한쪽 방향으로 움직이면 결국 처음으로 되돌아 가기 마련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끔찍한 일들이 일어났지만, 우리가 그처럼 나쁜 것들로부터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11만명 이상의 일본계 미국인들이 억류됐던 역사적 사실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그것은 무서운 실수였고 미국이 얼마나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는지를 깨닫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서 “그러나 궁극적으로 대통령은 그들을 억류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의회는 구금된 사람들이나 생존자들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법안을 통과 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백만 명의 반(反) 트럼프 시위에 참가하는 여성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나는 그 같은 시위를 보지 못했다. 폭력은 없었고 질서정연 했다”면서 “우리는 최고의 시간들을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보다 나은 날을 보게 될 것이라고 희망할만한 이유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현재 83세인 긴즈버그 대법관은 8명의 연방대법관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그는 연방대법관으로 얼마나 오래 머물 것이냐는 질문에 “내 나이에는 해가 가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어야 한다”면서도 “지금 나는 괜찮지만 내년에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가장 최근에 존 폴 스티븐슨 전 대법관이 90세에 은퇴한 만큼 나도 그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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