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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라이더' 안소희 "일상적인 걸 많이 놓쳤던 것 같아요"

등록 2017.02.25 09: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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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영화 싱글라이더에 주연으로 출연한 배우 겸 가수 안소희가 24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2.2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남들보다 학창시절이 짧았다는 데 대해 후회는 들지 않아요. 오히려 친구들이 그 나이 때 할 수 없는 일들을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그런데 되게 사소한 것, 일상적인 것들을 많이 놓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좀 더 많은 걸 해보려고 해요."

 스물다섯 살의 소희는 차분하고 담담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놓인 새로운 길에 대해서는 묵직한 열정을 내비쳤다.

 10년 전 최고의 인기를 단숨에 얻은 걸그룹의 10대 멤버에서 이제는 여러 작품을 거친 연기자로 발돋움하고 있는 배우 안소희를 지난 24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안소희는 최근에 개봉한 영화 '싱글라이더'에서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를 온 '유진아'를 연기했다. 외지인 호주에서 2년간 힘든 시간을 버텨온 진아의 모습이 자신이 과거 걸그룹 활동 시절 미국에서 보냈던 시간과 비슷했다고 했다.

 "사실 진아는 지극히 평범한 10대를 보낸 스무 살 친구잖아요. 저는 또래 친구들과는 다른, 평범하지 않은 10대를 보내긴 했지만 제가 미국에서 보낸 시간과 비슷한 것 같아 진아의 감정, 외로움 이런 데 공감이 많이 갔어요."

 특히 가수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다 초심으로 돌아가 연기에 발을 디딘 점에 대한 부담감도 클 만했다. 그럼에도 의외로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안소희는 "전향을 하겠다고 말씀드린 이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했고 그만큼 책임감이 많이 들었다"면서도 "하지만 (달라진 여건 때문에)공허함 같은 게 있는 편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영화 싱글라이더에 주연으로 출연한 배우 겸 가수 안소희가 24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2.25.  mangusta@newsis.com

 "아예 다른 분야잖아요. 제가 있었던 가수라는 경험에 도움을 많이 받긴 했지만 (지금은)그것과는 다른 경력이잖아요. 만약 가수 쪽에서 다시 시작했다면 더 힘들었을 수 있지만 (다른 분야에서)다시 시작하는 거니까 그런 마음은 들지 않아요. 재밌어요. 스크린에 나오는 제 모습을 보면 신기하고도 엄청 민망해요."

 이번 영화에서는 워낙 연기력이 뛰어난 대선배들과 함께하는 탓에 처음엔 무척 긴장했다. 이 탓에 호주 촬영 초기 이병헌과 만나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을 찍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연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 때 이병헌은 '네가 진심으로 외쳐야 내가 돌아볼 수 있다'고 조언하면서 카메라 뒤편에 서서 연기 코치를 해줬다. 이후 큰 용기를 얻었고 칭찬도 들었다. "그 때 '도와달라'고 외친 것의 절반이 '진아'가 한 말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안소희가 이병헌 선배님한테 한 얘기였어요."

 두 선배의 연기에 대해서도 극찬했다. '이병헌 선배님'은 평소에도 극중 인물에 몰두하는 집중도가, '공효진 선배님'은 카메라 앞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본받고 싶은 부분이라고 했다.

 "개봉 전에 내용을 모르는 분들도 이병헌이 나온다고 하면 '되게 재밌겠다, 보고싶다' 하잖아요. 내용을 모르더라도 '안소희가 나온다는데, 나 볼래'하는 얘기를 듣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일단 다행히 아버지는 딸의 이번 영화를 다시 보겠다고 했다. 개봉 전 열렸던 VIP 시사회에서다. 안소희는 "부모님도 와서 봐주셨는데 아버지가 '두 번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나중에 극장에 가서 또 보겠다'고 얘기해주셨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영화 싱글라이더에 주연으로 출연한 배우 겸 가수 안소희가 24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2.25.  mangusta@newsis.com

 이렇듯 제2의 시도에 매진하고 있는 안소희이지만 사춘기 10대부터 한창 꽃이 필 20대 중반까지 쉼 없이 달려온 탓에 남아있는 아쉬움도 굳이 감추진 않았다.

 "너무 일찍 시작해 바쁘게만 보냈던 시간이어서 일상적인 것, 사소한 것들을 많이 놓치고 지냈던 것 같아요. 그걸 좀 더 해보려 하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영화관이나 대형서점 등 사람들이 많은 곳에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운동복 차림으로 돌아다니기도 한다. 혼자서 하고 싶은 일들을 해보는 차원이기도 하고, 연기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을 관찰하라는 공효진의 조언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떤 서점에 자주 나타나느냐'는 물음에는 "되게~ 대형서점예요"라고 여지를 남기며 안소희 특유의 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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