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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박수 칠 때 떠난 특검, 다시 출발선에 선 검찰

등록 2017.03.07 1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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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용**표주연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90일 간의 장정을 마치고 마침내 해산했다. 지난 6일 수사결과 발표가 마지막 공식행사였다. 그간 성과에 걸맞게 특검팀은 '역대 최고'라는 호평을 받았다.

 특검이 '최순실게이트'를 수사했던 수개월은 '정치인 박근혜'의 민낯이 드러나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쉽게도 우리 나라 최고 정치지도자의 '생얼'은 실망스러웠다.

 박 대통령은 국민 손으로 뽑은 국가원수로서의 품격이 의심스러울 정도의 행보를 보였다. 박 대통령은 지난 두세달 사이 수차례에 걸쳐 자신이 한 말을 뒤집거나 거짓말을 했다.

 검찰 조사의 공정성을 의심하며 끝내 조사를 받지 않았고, 특검팀 조사 역시 "받겠다"고 수차례 밝히고도 시간만 끌다 결국 무산시켰다. 박 대통령의 복심인 황교안 권한대행은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을 승인하지 않음으로써 철저한 수사를 바라는 국민 열망에 재를 뿌렸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라는 법적 판결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박근혜 정권은 이미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았다는 게 대체적 평이다. 설령 헌재의 탄핵심판이 기각된다 한들 이미 땅에 떨어진 국가 지도자로서의 품격과 위상을 다시 주워담기 힘들다는 의견도 많다. 

 특검이 남긴 '미완의 수사' 바통은 이제 검찰이 넘겨받았다. 국정농단사건 수사를 놓고 '재수'를 하는 셈이다.

 검찰이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더니 서초동 일대 법조계 인사들은 대부분 '걱정하지 말라'는 답을 내놨다. '죽은 권력'을 상대로는 사정을 봐주지 않고 복잡한 계산을 하지 않는 조직이 검찰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시늉만 하다 대충 얼버무리지 않겠느냐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칭찬인지 비난인지 아리송하지만, 어찌됐든 미완의 수사를 마무리하고 진실에 따른 처벌을 바라는 국민들 열망을 채워준다면 좋은 일이다. 검찰 입장에서도 그래야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도 사정을 봐주지 않을 배짱과 뒷심을 키울 수 있다.

 돌아보면 특검팀은 어려운 시기마다 국민들의 큰 격려를 받았다. 장애물 앞에 휘청일 때면 시민들은 '특검 힘내라'는 식의 숱한 쪽지와 꽃다발로 힘을 북돋아줬다.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 시민들의 성원이 담긴 꽃다발이 쇄도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살아있는 권력'을 쥐고 있던 시절 지시와 복명 관계 속에 여러 오점을 남기기도 했지만, 검찰만 그랬던 게 아니라고 항변할 수도 있다. 행정부와 사법부, 언론과 대기업 등에도 박 대통령의 눈치를 보던 '흑역사'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다수 국민은 박수를 칠 준비가 되어 있다. 이 공을 골문 안으로 집어넣기만 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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