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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등 실리콘밸리 업계 '도감청 악몽' 재연에 곤혹

등록 2017.03.08 12: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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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세계적인 폭로 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7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비밀문서 수천 건을 폭로했다. 위키리크스가 이번에 공개한 문건 중에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스마트TV 등을 해킹할 수 있는 CIA의 정교한 소프트웨어 기술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2017.03.08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애플의 아이폰, 삼성스마트TV, 구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스마트 기기 등을 해킹해 도감청을 했다고 위키리크스가 7일(현지시간) 폭로하자 해당업체들이 당혹감 속에서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AP,USA투데이,머큐리뉴스 등이 보도했다.

 애플,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등은 지난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 도감청 실태를 폭로했을 당시 정부기관에 협력했다는 의혹을 받아 홍역을 치른 바 있다.특히 애플 경우에는 2015년 샌버나디노 테러범의 아이폰 암호를 해제하라는 FBI의 요구와 압력에 시달리기도 했다. 당시 애플은 FBI의 요구를 거부해 보수층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공공안보와 개인 정보 보호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으로 번졌던 이 사안은 2016년 3월 FBI가 갑자기  "용의자의 아이폰에 담긴 정보에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소송을 취하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당시 법무부는 어떤 방법으로 아이폰의 잠금장치를 해제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미 언론들은 이스라엘 모바일 포렌식 전문업체 '셀레브라이트'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법무부의 애플 잠금장치 해제 기술이 이번 위키리스크스 폭로로 드러난 아이폰 해킹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실리콘밸리 업계는 이번 폭로로 인해 소비자들로부터 정보보호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쏟아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MS는 위키리크스의 폭로 이후 "관련 보도를 살펴보고 있으며, 정보를 분석 중"이라면서 조심스런 반응을 나타냈다.

 메시지 애플리케이션 '시그널'은 성명을 통해 CIA가 시그널, 텔레그램, 왓츠앱 등을 해킹했다는 당초 미 언론들의 보도를 부인하고 "(CIA가) 스마트폰을 해킹한 것이지 우리의 소프트웨어 디자인 또는 암호를 깬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텔레그램 역시 이날 성명에서 "애플, 구글, 삼성 등 휴대전화 제조사와 그들의 오퍼레이팅 시스템이 보안을 강화할 책임을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텔레그램 사용자들에게 "만약 CIA가 당신 등에 올라타 (휴대전화 메시지를 들여다보고) 있지 않다면, 아직은 (보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컴퓨터 보안 전문회사인 앱솔루트 소프트웨어의 글로벌 보안전략가인 리처드 헨더슨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위키리스크의 이번 폭로는 정부 기관들이 (디지털)제품의 글로벌 신뢰성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예"라면서 "(디지털 기기의 신뢰)문제가 더 한층 심각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버그크라우드의 케이시 엘리스 최고경영자(CEO)역시 스노든의 폭로로 시장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취약하다는 점을 받아들이게 됐다"면서 "이번 폭로는 우리를 '어떻게, 왜, 어디까지'라는 토끼굴 속으로 더 깊이 끌려들어가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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