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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왕이 "北 핵개발 중단 해야…한미 연합훈련도 멈춰야"

등록 2017.03.08 15: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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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신화/뉴시스】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8일 베이징에서 '중국의 외교정책과 대외관계'라는 주제로 내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7.03.08

【베이징=신화/뉴시스】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8일 베이징에서 '중국의 외교정책과 대외관계'라는 주제로 내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7.03.08

사드 배치 반대 거듭 천명...'보복' 가능성 위협
 "미중관계 바람직한 쪽으로 향해"...정상회담 조기 실현 표명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8일 한반도 긴장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선 먼저 북한이 핵과 미사일 관련 도발 활동을 일단 중단하고 동시에 한국과 미국도 대규모 연합훈련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왕 외교부장은 베이징 메이디야(梅地亞) 센터에서 있은 '중국의 외교정책과 대외관계'를 주제로 한 내외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정세에 관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국제사회의 반대를 도외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했다고 비판하고서 이같이 언명했다.

 왕 부장은 한반도의 현 상황이 정면충돌 직전의 두 열차와 같다면서 "시급한 일은 붉은 신호등을 켜고 모두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라며 당사국에 자제를 구했다.

 그는 북한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의 '두 가지 잠정 중단'이야말로 현재의 한반도 위기 상황을 벗어나고 관계 당사국을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이후에 '투 트랙'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실현할 수 있으며 동시에 관계 당사국의 우려를 해소,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장기간 안정을 모색하는 근본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왕 부장은 중국의 제안이 한반도 정세의 문제점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2270호와 2321호 대북 결의와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 부장은 한반도 핵문제를 한 가지 방안으로는 풀 수 없고 두 가지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제재도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는 것이고 협상 촉구도 마찬가지로 결의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과 북한 간 접촉을 중재하고 북핵 6자회담의 추진에 전력을 기울였으며 안보리 결의에 공헌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아울러 왕 부장은 한국에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왕 부장은 사드의 감시 범위가 한반도를 넘어서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크게 해친다고 지적했다.

 사드 배치는 잘못된 선택으로 한국을 불안전한 상황으로 끌어갈 것이라며 중단하지 않으면 "위험에 직면해서야 제정신을 찾는(懸崖勒馬)"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왕 부장은 위협했다.

 다만 왕 부장은 한중이 올해 수교 25주년을 맞는 데 대해 양국 국민의 노력으로 이룩한 성과를 대단히 소중히 여긴다면서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도록 협력을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미중 관계에 대해선 "확실히 일시적으로 양국 관계의 장래에 적지 않은 우려가 있었지만 바람직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며 "정상회담과 고위급 교류를 실현하고 다양한 협력을 심화하고자 조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왕 부장은 대중 강경노선을 취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충돌과 대립을 피하고 서로를 존중 협력하는 원칙을 지켜야만 미중이 좋은 동반자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왕 부장은 미국, 주변국과 갈등을 빚는 남중국해 문제에는 "정세가 안정되고 있지만, 이를 파괴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혀 미국 등의 관여를 견제했다.

 그는 남중국해 안정을 기하고자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 협의하는 '행동규범' 초안이 지난달 마련됐다면서 당사국끼리 해결할 자세를 분명히 했다.

 왕 부장은 계속 늦춰지고 있는 한중일 정상회담에 관해서는 "3국간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를 처리해 정상회담 개최에 필요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 한일 양국과 중국 간 관계 개선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중일 관계와 관련해 왕 부장은 "올해가 중일 국교정상화 45주년이자 노구교 사건 80주년이지만 일본 국내에 여전히 역사를 되돌리려는 이들이 있다"고 비판, 일본에 역사문제에 직시하고 반성을 촉구했다.

 왕 부장은 양국이 관계를 개선하려면 먼저 일본이 자신들의 '마음의 병'을 고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왕 부장은 미국의 새로운 보호무역주의에 어떻게 대응하겠냐는 질의에 "외국 정부의 일방적인 중국기업에 대한 제재에는 일관해서 반대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중국 유관부서가 계속 중국기업이 외국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는지를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왕 부장의 발언은 중국이 사드 배치와 관련, 롯데 등 한국기업에 대해 터무니없는 압박과 제재를 가하는 상황에 비춰보면 자국 이익만을 중시하는 극히 이중적인 자세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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