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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한국기업 사드 충격 큰 편차…中의존 탈피 기회"

등록 2017.03.09 10: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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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이로 인한 한국기업들의 피해는 업종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중국기업들이 당장 수입선을 바꿀 수 있는 자동차 부품이나 철강, 석유화학 등 업종의 경우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지만,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의 경우 당장은 큰 흔들림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한국 증시의 코스피200지수 종목 중 28개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10%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들 기업들이 한중 간 사드 갈등으로 큰 충격을 받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증시와 원화가치, 채권시장 등은 흔들림 없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특히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제과회사, 철강, 석유화학 등 분야의 한국기업들이 사드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매출의 56%를 올리고 있는 오리온의 주가는 지난 한 주 동안 무려 7.8%나 떨어졌다.

 그러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의 한국 의존도가 높은 업종에서는 아직 통상과 관련된 영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에서 전체 매출의 69%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지난 주 3.7% 올랐다.

 중국은 사드 갈등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 우리나라에 대해 반덤핑 12건, 세이프가드 1건 등 총 13건의 강도 높은 수입규제를 발동했다. 이중 8건이 화학, 2건은 섬유, 1건은 철강·금속이었다.

 한국의 철강과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중국의 폴리옥시메틸렌(POM) 및 폴리실리콘 등에 대한 반덤핑 조사와 관련,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했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한국기업들의 대 중국 수출품 중 86%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사용하는 중간재들이다. IBK자산운용의 김현수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 제조업체들이 한국산 부품 수입원을 다른 나라로 바꾸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부사장)는 그러나 사드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중국 제조업체들이 한국산 부품의 수입원을 다른 나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허 부사장은 “이번 사안이 단지 중국의 정치적 쇼맨십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그 이상으로 확대될 지 아무도 모른다. 업종에 관계없이 만일 중국산 제품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분야는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8일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에 의존하는 경제체제를 탈피하기 위해 더 크게 노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은 리스크 분산을 위해 빠른 성장과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시장으로 옮겨가려는 노력을 가속할 것이다. 동남아는 소비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임금수준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에서 중국의 대안이 되기에 적절하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노무라증권 연구원들의 분석을 인용해 “향후 12개월 동안 중국관광객이 40% 줄어든다고 가정할 때 중국관광객 감소는 한국 GDP의 0.2%정도를 잠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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