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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 머무는 朴 전 대통령…'버티기' 논란 의식 곧 삼성동行

등록 2017.03.10 17: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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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대통령 사저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2017.03.09.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대통령 사저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2017.03.09.  [email protected]

靑 "오늘은 삼성동 안간다…관저에 머물 것"
 사저 낡아 난방·경호 문제…이르면 주말께 이동
 제3의 장소 체류 없이 삼성동으로 곧바로 갈것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인용 결정으로 파면됨에 따라 언제 청와대 관저를 떠나 서울 삼성동 사저로 이동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헌재의 탄핵심판 청구 인용 선고로 즉시 대통령직을 상실했으며 청와대 출입도 불가능한 '민간인'이 됐다. 2013년 2월25일 대통령 취임 이후 머물렀던 청와대 관저의 주인 자리 역시 잃었다.  

 원칙적으로는 즉시 관저를 비워줘야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일단 이날 하루 동안은 관저에 머물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삼성동 상황 때문에 오늘은 이동을 못하고 청와대 관저에 있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저 경호를 비롯한 퇴임 준비를 미리 해두지 못한 까닭에 하루나 이틀 더 머물며 '이사' 준비를 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으로 파면된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인 만큼 언제까지 청와대를 나가야 한다는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그러나 관저를 빨리 비우지 않을 경우 야당의 '판결 불복'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만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조만간 청와대를 떠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과 비서실 공직자들은 대통령 기록물에 손대지 말고 속히 청와대를 떠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촛불집회나 야당에서 버티기라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는데 오랫동안 관저에 머무를 수 있겠냐"며 "삼성동 사저의 상황이 좋아지는 대로 바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헌재의 선고 직후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박 전 대통령의 관저 퇴거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어 곧바로 관저로 올라가 박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이 결정된 10일 서울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경찰 등 관할 공무원들이 대화를 나눈 뒤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17.03.1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이 결정된 10일 서울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경찰 등 관할 공무원들이 대화를 나눈 뒤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17.03.10.  [email protected]

 또 이날 오후 3시께 경호실과 총무비서관실 인원을 삼성동 사저로 보내 경호와 난방 시설 등을 점검했다. 그러나 사저에 마땅한 경호시설이 없고 당장 거처를 옮길 준비도 해놓지 않아 관저 체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사저에 대한 시설 보완이 이뤄지는 대로 이르면 이번 주말께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길 전망이다. 다만 이번 주말 탄핵 찬반 집회로 시내 도로 상황이 여의치 않고 이동 중 경호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교통량이 적은 새벽 시간대를 택하거나 주중으로 시기를 미룰 가능성도 있다.

 삼성동 사저는 박 전 대통령아 1991년부터 대통령 취임을 위해 청와대로 떠난 2013년까지 23년간 살았던 곳이다. 대지면적 484㎡, 건물면적 317.35㎡ 규모다. 지난해 3월 공직자 재산등록에서 박 전 대통령은 집값을 25억3000만원으로 신고했다.

 그러나 1983년에 지어져 낡을 대로 낡은 데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로 떠난 뒤 4년 넘게 빈집으로 남겨져 난방시설에 문제가 있고 비도 샌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인 지난 2011년 7월 중부지방에 내린 기록적 폭우로 삼성동 사저에 빗물이 새 거실로 흘러들자 양동이로 물을 빼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동 사저는 경호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주변에 경호동을 지을 만한 여유 부지가 없는 탓이다. 이 때문에 대통령경호실은 탄핵 사태가 벌어지기 전부터 주변 건물 매입에 나섰지만 건물을 팔겠다는 주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전직 대통령 경호는 사저 주변에 경호원들이 머물 수 있는 경호동을 확보한 상태에서 이뤄진다.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대통령의 '사저 경호를 위한 건물 신축용 예산'으로 역대 대통령 사저 예산 중 가장 큰 금액인 67억6700만원을 편성해 놓았다.

 이에 따라 경호실은 삼성동 사저 주변의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으로 경호동을 마련하거나 사저 내부 공간 일부를 활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는 이명박 전 대통령 경우처럼 사저에서 멀리 떨어진 건물이라도 매입해 경호동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호텔 등 다른 장소에 머물다가 난방과 경호 등의 문제가 해결되면 삼성동 사저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제3의 장소에 잠깐 체류할 가능성은 없다"며 "관저에서 바로 삼성동 사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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