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를 잊지 말아요' 애절한 구애...'스위트 맘보'
【서울=뉴시스】피나 바우쉬 '스위트 맘보'. 2017.03.26.(사진 = LG아트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지난 24일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난 피나 바우쉬의 무용단인 '피나 바우쉬 부퍼탈 탄츠테아터'의 이 작품은 단편적인 감정의 조각들을 늘어놓는다.
삶을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느끼는 것들. 사랑은 물론, 두려움, 상실, 그리움 그리고 심지어 폭력의 이미지마저 담긴다. 이 다양한 감정의 주 발화자는 7명의 여자 무용수들이다.
포스터에도 등장하는, 남자 무용수가 여자 무용수의 긴 머리채와 치마를 양손에 각각 잡고 무대를 도는 장면은 로맨틱한 배경 음악에 어울리지 않게 사나워서 아찔했다.
【서울=뉴시스】피나 바우쉬 '스위트 맘보'. 2017.03.26.(사진 = LG아트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몇몇 장면은 반복된다. 여성 무용수가 '줄리'라는 이름을 외치며 무대를 달리다 두 남자 무용수에 의해 부유하며 뒷걸음질 치는 장면, 등이 훤히 보이는 원피스를 입은 여성무용수들의 등에 남성무용수들이 자신의 얼굴을 부비는 장면, 숲을 배경으로 여성 무용수가 독무를 추는 장면 등이다.
감정의 주파수를 변주 또는 증폭한다. 극이 진행될수록 진폭의 울림이 커지는 이유다. 특정한 이야기만이 감정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서울=뉴시스】피나 바우쉬 '스위트 맘보'. 2017.03.26.(사진 = LG아트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몸의 언어가 아닌 목소리의 언어가 들어올 때 생경하다. 3년 전 이 무용단이 역시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인 '풀 문(Full Moon)'처럼 외국 무용수들은 종종 한국어로 말하기도 한다.
그 목소리가 내는 주 문장은 '돈트 포겟 미(Don't forget me)', 즉 '나를 잊지 말아주세요'였다. 객석에게 말을 거는 식으로 울려 퍼진다. 결국 무대 위 다양한 몸짓, 감정 그리고 육성(肉聲)은 함께 공감하고 이를 통해 위로받고 싶다는 절규의 다른 이름이다. 달콤한 제목 '스위트 맘보'는 객석 또는 세상에 대한 애절한 구애의 바우쉬 식 긍정이다.
【서울=뉴시스】피나 바우쉬 '스위트 맘보'. 2017.03.26.(사진 = LG아트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바우쉬의 오랜 예술적 파트너인 무대 디자이너 페터 팝스트가 주로 흰색 커튼만을 이용해 다양한 공간감을 연출해낸 무대는 시(詩)적이다. 27일까지 공연하는데 이번 내한공연의 총 4000석은 이미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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