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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알고 지낸 동갑내기 살해한 30대 여성의 '끔찍한 행각'

등록 2017.03.28 17:14:59수정 2017.03.28 19: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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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뉴시스】이종일 기자 = 경기 시흥경찰서 직원들이 27일 밤 11시께 3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불에 태운 혐의(살인 등)로 긴급체포한 용의자 A(38·여)씨를 경찰서로 압송하고 있다. 2017.03.27  lji22356@newsis.com

【시흥=뉴시스】이종일 기자 = 경기 시흥경찰서 직원들이 27일 밤 11시께 3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불에 태운 혐의(살인 등)로 긴급체포한 용의자 A(38·여)씨를 경찰서로 압송하고 있다. 20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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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흔 포함 무려 40여차례 흉기 휘둘러
 범행 은폐하려 갖가지 치밀한 계획 세워

【시흥=뉴시스】김지호 기자 = 경기 시흥시 한 원룸에서 동갑내기 친구를 살해하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이모(38·여)씨의 끔찍한 범행이 드러나고 있다.

 우발적 살인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10여년이나 알고 지낸 동갑내기를 40여차례 흉기로 휘둘러 살해한 뒤 불을 지르는 데 그치지 않고 휴대전화 잠금패턴,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확인해 돈까지 대출하는 등 만행이 들통나고 있어서다.

 28일 경기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46분께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아파트 주차장에서 검거된 이씨는 함께 있던 강모(48)씨와 함께 밤샘 조사를 받았다.

 경찰이 이들의 정확한 행적을 조사한 결과 이씨는 지난 19일 오전 1시55분께 A(38·여)씨 집으로 갔다가 다음날인 20일 오전 5시께 흉기로 찔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동종 업계에서 일하며 알게 된 지 10여년 된 동갑내기 친구로 사건이 벌어지기 전날 A씨 집에서 함께 잠을 잤다.

 이 과정에서 이씨가 A씨에게 빌린 200만원이 문제가 돼 말다툼이 벌어졌다.

 이씨는 경찰에 "채무관계로 다투던 중 (A씨가)무시하는 말을 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경찰에 진술하기로는 A씨 집에 있던 도구라고 밝혔지만, 범행 이후 불에 태웠다고 진술하는 등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이 A씨의 시신을 검시한 결과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구두소견을 종합하면 목과 배 부위에 치명상을 입고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 몸에는 직접 사인에 이른 치명상 외에도 방어흔 등을 포함해 무려 40여차례의 상흔이 발견됐다.

【시흥=뉴시스】김지호 기자 = 경기 시흥경찰서는 살인 및 방화 혐의로 이모(38·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이씨가 지난 26일 오전 3시43분께 시흥시 정왕동의 한 원룸에서 숨져있는 A(38·여)씨를 불로 태운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오고 있는 모습. (사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photo@newsis.com

【시흥=뉴시스】김지호 기자 = 경기 시흥경찰서는 살인 및 방화 혐의로 이모(38·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이씨가 지난 26일 오전 3시43분께 시흥시 정왕동의 한 원룸에서 숨져있는 A(38·여)씨를 불로 태운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오고 있는 모습. (사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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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또 A씨로부터 휴대전화 잠금패턴과 신용카드 비밀번호, 집 비밀번호를 알아내 추가 범행을 저질렀다.

 이씨는 "화가 난 상태에서 다시 찾아올 수 있을 것 같아서 물어봤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어떻게 확인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A씨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이씨는 지난 24~25일 강씨와 함께 안산시 원곡동, 고잔동을 돌며 A씨 명의로 1000만원을 대출받았다. 600만원은 이미 생활비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살해가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하는 이씨는 A씨 집을 다시 찾은 26일 오전 3시40분께, 증거인멸을 목적으로 미리 준비한 휘발유 등을 이용해 부패가 진행되던 A씨 시신 가슴 부위에 의류와 종이 재질의 박스를 올려 불을 놓았다.

 A씨 집에 갈 때는 서울에서 안산까지 택시를 2차례 갈아타고, 미리 준비한 옷과 신발로 갈아입는 등 치밀한 계획도 세웠다.

 지인 관계인 강씨에게 본인의 휴대전화를 건네 서울 자택에 있는 것처럼 알리바이를 조작한 정황도 드러났다.

 미혼 여성인 A씨 주변인들은 사망 사실을 몰랐을까.

 이씨는 당시 알아냈던 A씨 휴대전화 패턴을 이용해 A씨의 가족과 지인 등에게 문자를 보내 A씨가 보낸 것처럼 위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우발적인 살인이라고 주장하지만, 여러 범죄 정황을 봤을 때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현재까지는 피의자 진술에 의존하고 있지만, 차후 진술 내용에 대해서도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오늘 내로 이씨에 대해 살인 및 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며, 강씨에 대해서는 범인은닉 등 혐의로 조사를 마친 뒤 신병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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