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英 브렉시트 선언] 금융허브 런던의 운명은?…핵심은 '패스포팅 권리'

등록 2017.03.29 00:06: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런던=AP/뉴시스】런던의 유럽의회 영국 사무소 건물에 14일(현지시간) 영국 국기와 유럽연합(EU) 기가 나란히 나부끼고 있다. 2017.3.20.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영국의 런던이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금융허브 가운데 가장 강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평판을 비롯한 5개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전세계 1~50위 금융허브 가운데 미국의 뉴욕·한국의 부산에 이어 평가점수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종합개발연구원(CDI)와 런던의 Z/Yen 파트너스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금융센터 인덱스 21(GFCI21)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이 인덱스는 전 세계 106개 금융센터(허브)를 대상으로 ▲기업 환경 ▲인적 자원 ▲인프라▲평판 ▲금융산업 발전 정도 등 5개 항목을 적용해 점수를 매긴 뒤 매년 3월과 9월에 발표하고 있다.

 중국의 CDI와 런던의 Z/Yen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센터 인덱스 21은  5개 부문별로 다시 4개 하위 평가 항목을 정해 세부적으로 평가한다. 기업환경은 정치안정·법의 준수, 거시경제 환경, 세금과 가격 경쟁력, 제도·규제 환경 등으로 구분하고, 인적자원은 다시 숙련된 직원의 가용(availability)여부, 유연한 노동시장, 교육과 개발, 삶의 질로 나누는 방식이다. 

  영국의 런던이 종합점수 782점으로 작년 9월에 이어 다시 1위를 차지했다. 미국 뉴욕이 780점으로 2위를 기록했고, 이어 3위 싱가포르(760점), 4위 홍콩(755점), 5위 일본 도쿄(740점), 6위 샌프란시스코(724점) 등의 순이었다. 조사 대상 106개 금융센터 가운데 1~6위는 지난 조사 결과와 달라지지 않았다고 CDI와 Z/Yen측은 밝혔다.

 하지만 런던은 종합점수(782점)에서 작년 9월에 비해 무려 13점이 하락했다. 이는 이번 조사에서 50위안에 든 전 세계 금융센터 가운데 뉴욕·부산(14점)에 이어 가장 큰 낙폭이다. CDI와 Z/Yen 측은 “브렉시트가 (점수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Brexit have had a significant impact)”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를 집필한 컨설팅 기업인 Z/Yen 파트너스의 마크 옌들 디렉터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혐오한다”면서 “브렉시트는 유럽에,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선거는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며 점수 하락배경을 설명했다.

 런던은 5개 평가 영역 가운데 ▲기업 환경 ▲인프라 ▲금융 산업 발전 정도 등 3개 분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금융산업 발전 정도는 투자은행,보험, 은행 등 다양한 금융산업이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발전했다는 뜻이다. 뉴욕이 1위를 기록한 인적자원, 평판 부문에서도 런던은 2위를 기록했지만, 작년 9월에 비해 이들 5개 부문별 점수는 하락했다.  

 금융허브로서 런던의 종합점수가 급락한 것은 브렉시트 이후 이른바 ‘패스포팅 권리’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됐다.

 패스포팅 권리는 EU 내 한 국가의 감독 기관에서 제품이나 서비스 인가를 받으면 다른 회원국에서도 추가 인가 없이 자동으로 이러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월가 은행들은 영국이  EU단일 시장과 완전히 결별하는 ‘하드 브렉시트’로  이러한 '패스포팅 권리'를 상실하면 런던 내 사업을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꾸준히 경고해 왔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 스탠리를 비롯한 투자은행은 작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잔류 진영에 수십 만파운드를 후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브렉시트에 대비해 직원들을 영국내 직원 6000여명 중 일부를 유럽 다른 도시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유럽내에서 영국 런던을 대체할 새로운 금융허브 후보지로 부상하는 곳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와 아일랜드의 더블린이 꼽히고 있다. 인덱스 21에서는 프랑크푸르트가 종합 순위 23위(698점), 더블린은 33위(663점)를 각각 기록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서울은 24위(697점)로 지난번 조사결과에 비해 무려 10계단이 더 떨어졌다. 종합점수는 10점이 하락했다. 부산도 50위(626점)에 그쳐 9계단 더 하락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상하이가 13위(715점)으로 3순위 하락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