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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선체조사위-미수습자 가족 "수습 최우선" 합의 못해

등록 2017.03.29 18: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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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29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분향소 가족회의실 앞에서 미수습자 9명의 가족들이 실종자 수색을 먼저 해줄 것을 요청하는 대국민 호소를 하고 있다. 2017.03.29.  hgryu77@newsis.com

【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29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분향소 가족회의실 앞에서 미수습자 9명의 가족들이 실종자 수색을 먼저 해줄 것을 요청하는 대국민 호소를 하고 있다. 2017.03.29.    [email protected]

【진도=뉴시스】배동민 기자 = 29일 첫 공식 활동에 나선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미수습자 수습 작업을 최우선으로 해달라"고 요청한 가족들 간 합의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조사위는 오는 4월5일까지 미수습자 수습 방안을 만들어 가족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나 "합의가 안 되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월호 선체조사위 위원들은 이날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 가족 휴게소에서 조사위 활동과 관련해 미수습자 가족들의 의견을 들었다.

 가족들은 ▲미수습자 수습 선행 뒤 진상조사 ▲수습 방식 사전 합의 ▲내달 5일까지 수습 방법 제시 ▲세월호 목포신항 거치 완료시 미수습자 수습 즉각 돌입 등을 공식 문서로 합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수습자 가족과 조사위 간 1대1 소통 창구를 만들어 줄 것도 요구했다.

 조사위 측은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미수습자 수습"이라고 공감했지만 합의서 작성 요구에는 "해양수산부와 업무 협의를 해야 한다"며 난색을 표했다.

 합의문 작성에 이견을 보인 양 측은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의 요구로 1차 면담을 30여분 만에 마쳤다.

 각각 내부 회의를 거친 가족과 조사위는 이날 오후 4시부터 2차 면담에 들어갔다. 조사위는 다섯 가지 요구안을 네 가지로 줄이고 일부 내용을 수정한 뒤 가족들에게 제안했다.

 수습 방식을 가족들과 사전 협의해 달라는 요구는 아예 삭제했다.

 ▲내달 5일까지 수습 방법 '제시'는 '협의'로, ▲세월호 거치 완료시 수습 즉각 돌입은 '수습이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점검한다'로 고쳤다.

 가족들의 '미수습자 수습 선행 뒤 진상조사' 요구도 '최우선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점검한다'며 불가능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조사위의 이 같은 제안에 단원고 허다윤양의 어머니와 조은화양의 어머니 등 가족들이 오열했고 일부는 실신해 병원으로 실려 갔다.

 미수습자 권재근, 권혁규 씨의 가족인 권오복(63)씨는 "선체조사위를 인정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이후 한 차례 더 만남을 가졌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29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분향소 가족회의실 앞에서 미수습자 허다윤양 어머니 박은미씨가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흘리며 실종자 수색을 먼저 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2017.03.29.  hgryu77@newsis.com

【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29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분향소 가족회의실 앞에서 미수습자 허다윤양 어머니 박은미씨가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흘리며 실종자 수색을 먼저 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2017.03.29.    [email protected]

 김창준 조사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아픔을) 공감하기 때문에 가족들의 제안을 가급적 수용하고 싶었다"며 "송구하고 죄송하고 왜 그런 제안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의 요구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특별법에서 허용하지 않는 범위를 수용하라는 것"이라며 "반대 제안을 통해 법 기준에 최대한 맞췄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가족들의 소원을 다 들어주고 싶지만 위원회의 권한이 그것밖에 안 되기 때문에 최대한 말씀 드렸다. 지금 저희가 합의할 상황이 아니다"며 "우리는 미수습자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 되도록 수습이 다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조사위는 내달 5일까지 미수습자 수습 방안을 만들어 가족들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합의가 안 되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수습자 가족들은 "미수습자를 찾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였다"며 "이것마저 받아들이지 않는 선체 조사위의 존재 이유에 동의할 수 없다. 대단히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책임지고 찾아 달라. 국민 여러분이 도와 달라"고 울먹이며 큰절을 했다.

 단원고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48)씨는 "조사위는 국민들의 염원으로 발족됐다. 세월호는 국민들이 도와서 인양됐다. 최소한 사람을 거기에 놔둬선 안 된다는 국민과 엄마, 가족들의 마음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9명 찾는데 제발 사람의 도리를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유가족이 못 돼서, 그 법의 테두리에 끼지 못해서 죄송하다. 아이 찾겠다고 이야기하는 게 잘못된 거라면 정말 죄송하다. 국민의 마음으로 9명을 찾아주길 바란다. 딸을 거기에 두고 살 수 없다"고 울먹였다.

 한편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정당이 추천한 5명과 4·16가족협의회 추천 3명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됐다.

 선체조사위는 '선체·유류품·유실물 조사와 미수습자 수습 소위'와 '선체 처리 소위' 2개를 산하에 두고 조사개시일로부터 6개월, 4개월 이내 범위에서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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