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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바이러스 공포]영유아 사망 원인 '2위'…예방 백신 중요

등록 2017.03.30 16: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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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서울 강서 미즈메디 산부인과에서 신생아 7명이 설사, 발열, 구토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로타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돼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보건당국은 미즈메디 산부인과 신생아실을 폐쇄하고 감염된 신생아 7명을 격리조치 했다. 사진은 16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미즈메디 병원의 모습이다. 2017.03.1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최근 국내 영유아에서 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잇달아 발생, '로타바이러스' 공포감이 커지면서 예방백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30일 보건당국 및 제약업계에 따르면 로타바이러스는 영유아 장염의 주요 원인으로 전세계 아이들의 95%가 만 5세 이전에 최소 한번 이상 감염되는 흔한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개발도상국 뿐 아니라 위생수준이 좋은 선진국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구토, 고열,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증상은 영유아에게 비교적 흔한 증상이라 질환의 심각성을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매년 전 세계 5세 미만 영유아 중 약 45만3000명이 로타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약 200만명은 병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날 정도로  심각한 질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조사 결과 2015년 1~59개월 영·유아의 사망 원인 2위는 설사(9%)로 폐렴(13%) 다음으로 높았다.

 또 급성장염으로 내원한 만 5세 미만 환자 중 로타바이러스 검출율이 가장 높은 시기는 생후 12~23개월이다. 반면 국내의 경우 생후 6개월 미만의 영유아에서 로타바이러스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해외 국가들과 달리 로타바이러스 발병 시기에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은 국내의 출산 및 육아 문화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세 미만 영유아의 보육시설 등록비율이 39%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태어나자 마자 보육시설에 입소하는 문화가 생후 6개월 미만의 로타바이러스 발병을 높인 원인인 것이다. 

 로타바이러스는 대부분 사람에서 사람으로 직접 전파되지만 분변에 오염된 손이나 물, 음식, 사물을 통해서도 쉽게 전염된다. 특히 밀집된 공간에서 한 명이라도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 보육시설 등에 입소하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타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사실상 로타바이러스 예방접종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 가능한 로타바이러스 예방 백신은 GSK(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의 '로타릭스'와 한국MSD의 '로타텍' 두 가지가 유일하다. 로타텍은 현재 SK케미칼이 국내 판매를 맡고 있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의 국내 매출은 두 제품 합해 연간 약 400억원 정도다. 아직 국내 업체 가운데는 자체 개발한 곳이 없다.

 로타릭스는 순수 사람균주를 이용해 만든 1가 백신이지만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G1P)을 비롯해 G2P, G3P, G4P, G9P도 예방하는 것으로 국내에 허가가 나 있다.

 2회 접종만으로 중증 로타바이러스 장염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생후 3개월 전에 빠른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로타릭스의 최소 접종 가능 연령인 6주차에 1차 접종을 하고 4주 후 2차 접종을 완료하면 생후 10주부터 로타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다.  

 로타릭스는 전세계 131개국에서 허가 받았으며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국가 백신 프로그램에 포함시키고 있는 81개 국가 중 63개국이 로타릭스를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백신으로 선택했다.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전북대학교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이 미숙아 생존율 증가에 기여하는 등 고위험 신생아 치료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은 전북대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 2017.03.09.(사진=전북대병원 제공)  photo@newsis.com

 로타텍은 G1, G2, G3, G4, P1A  다섯가지 혈청형을 직접 포함한 유일한 5가 로타바이러스 백신이다. 로타릭스에 비해 항체가 늦게 생기는 반면 예방범위가 넓다는 정점을 가지고 있다.

 로타텍의 최소 접종 가능 연령인 6주~12주에 1차 투여를 하고 4주나 10주의 간격을 두고 추가 투여한다. 3차 투여는 생후 32주를 넘어서는 안된다. 

 로타텍은 전세계 90여 개국에서 허가를 받았으며 미국, 호주, 핀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니카라과 등에서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채택했다.  

 로타바이러스는 백신을 통해 상당 수준 예방이 가능하다. 연구에 따르면 백신 접종 후 1년 내에 발생하는 심한 로타바이러스 질환에 대해서는 85~98% 방어력이 있고, 심한 정도와 관계없이 모든 로타바이러스 질환에 대해서는 74~87%가 예방효과가 있다.

 하지만 비싼 비용 때문에 백신을 맞지 못하는 영유아가 상당하다. 보건당국이 로타바이러스는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돼 있지 않아 당사자가 비용을 모두 지불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2회 접종인 로타릭스는 회당 평균 13만원씩 총 26만원이 들고 3회 접종인 로타텍은  회당 10만원씩 총 30만원의 비용이 든다.

 지난해 기준으로 로타릭스와 로타텍 모두 각각 32만명의 신생아가 접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예방백신 접종률은 75~80%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아직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토종 백신이 없기 때문에 전량 다국적제약사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백신의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현재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개발중인 곳은 SK케미칼이 유일하다. SK케미칼은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로타바이러스 5가 백신 'SK-NBP613'에 대한 임상 1/2상을 허가받았다.

 SK케미칼은 건강한 소아에서 NBP613의 안전성과 내약성, 면역원성을 평가하는 임상을 연세대세브란스 병원 등에서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초 로타바이러스 백신의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영유아들은 1세 미만에서 보육시설에 입소하는 경우가 많아 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 가능성이 높다"며 "로타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하지만 치료제가 없어 백신을 통한 예방이 필수인데 가격이 비싸 접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백신의 국산화를 통한 가격 부담 완화 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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