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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 국민연금 설득에 총력…담당 실장 전주로 급파

등록 2017.03.30 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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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검찰이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23일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2016.11.23.  mangusta@newsis.com

설득력 높이기 위해 면담에 실장급 투입
 양측, 오전 중 2시간 가량 회의 진행
 국민연금 이날 회의 기반으로 내일 투자관리위원회 개최

【서울=뉴시스】이근홍 기자 =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최대채권자인 수출입은행이 구조조정 담당 실장까지 투입하며 국민연금 설득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과 수은은 이날 전주에서 진행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의 면담 자리에 김석균 산은 기업구조조정1실장과 김형준 수은 기업구조혁신실장을 급파했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어제(29일)까지만해도 실무 담당자들만 전주에 가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오늘 확인해 본 결과 실장들이 면담에 동행했다"고 말했다.

 국책은행에서 실장은 행장, 부행장, 본부장 등 임원급 다음으로 높은 직급으로 사실상 실무자들을 지휘하는 핵심 책임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과 수은이 면담에 실장급을 투입했다는 건 그만큼 국민연금 설득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두 채권단과 국민연금은 이날 오전 약 2시간 동안 회의를 진행하며 서로의 입장을 공유했다.

 특히 채권단은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의 타당성을 묻는 국민연금의 질문에 근거 자료들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우조선의 재무현황, 조선업 업황 전망, 법률적 위험 등의 내용들도 빠짐없이 전달하기 위해 대우조선을 실사한 삼정KPMG, 법률 자문을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 관계자들도 면담 자리에 참석시켰다.

 산은과 수은이 2시간 남짓한 짧은 면담에 실장을 파견한 건 그만큼 대우조선 구조조정에서 국민연금의 판단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전체 회사채 1조3500억원 중 약 29%인 3900억원을 들고 있다.

 특히 다음달 21일 만기가 돌아오는 4400억원의 회사채 중 40% 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면 사실상 사채권자 채무재조정은 실패로 끝난다.

 채무재조정 합의가 불발되면 산은과 수은의 2조9000억원 신규자금 투입 없이 P플랜(Pre-Packaged Plan·사전회생계획제도)이 시작된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해 최순실 게이트에 휩쓸린 국민연금은 손실 위험이 큰 대우조선 채무조정 합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다음달 17일부터 18일까지로 예정된 사채권자 집회일까지 최종 입장을 결정할 계획"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날 회의를 기반으로 오는 31일 투자관리위원회를 개최해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에 대한 내부 의사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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