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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패배' 美공화당, 민주당과 타협 절실…고서치 인준이 관건

등록 2017.03.30 17: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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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미치 매코널 미국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21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에서 트럼프케어 표결 계획을 밝히고 있다. 2017.03.22

【워싱턴=AP/뉴시스】미치 매코널 미국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21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에서 트럼프케어 표결 계획을 밝히고 있다. 2017.03.22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 하원표결 철회로 쓴 패배를 맛본 미국 공화당이 앞으로도 민주당의 타협없이는 쉽사리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월 중 미국 상원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첫 예산안과 닐 고서치 대법관 후보자 인준을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격돌할 전망이다. 두 안건 모두 60표(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만 한다. 100석 가운데 52석을 확보해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이라고 해도 민주당으로부터 8표 이상의 이탈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로 상·하원을 장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럴싸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공화당이 4월 표결에서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으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오는 4월7일 치러지는 고서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준 전체회의 표결 과정과 결과가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고서치의 인준을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로 저지한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은 '핵 옵션(Nuclear Option)' 사용을 시사한 상태이다.  헌법 대안(Constitutional Option)'으로도 불리는 '핵 옵션'은 인준에 필요한 의결 정족수를 현행 60석(3분의 2)에서 51석(단순 과반)으로 낮추는 의사규칙 개정을 의미한다. 즉 핵옵션이 적용되면 공화당 의석수만으로도 고서치 후보자를 인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만약 공화당이 고서치 인준 승리를 위해 핵 옵션을 강행할 경우 공화당과 민주당 간 관계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공화당이 핵 옵션으로 대법관 인준에서 승리할지는 몰라도 4월29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해야하는 예산안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더욱 극심한 마찰을 감수해야 한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주요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장벽'을 필수예산에 포함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셧다운(정부 부분 폐쇄)'까지 감행하겠다는 결사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공화당은 민주당과의 추가적인 마찰을 피하기 위해 '멕시코 장벽' 예산에 대해선 타협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당 지도부는 예산안에서 장벽건설 자금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공화당이 앞으로 원활하게 국정을 이어가려면 고서치 대법관 후보자 인준 과정에서 핵옵션을 사용하지 않고도 민주당의 이탈표를 확보하는 게 최선이란 이야기이다.  

 이러한 막대한 책임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짊어지게 됐다. 핵 옵션 도입 권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상원 원내대표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코널 원내대표는 핵 옵션 사용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고서치를 대법관에 지명했을 당시 미 의회전문매체 '더 힐'과의 인터뷰에서 "현 규율은 올해 초 개원했을 때 도입됐다. 상원의 규율은 기본적으로 영원해야한다"며 핵 옵션에 대한 반대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는 그러면서도 고서치의 인준은 어떻게 되든지 받아내겠다고 자신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기자들에게 "고서치를 대법관으로 인준하는 과정은 민주당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이는 만약 핵옵션을 사용해야할 경우 민주당 측의 탓으로 돌리기 위한 초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는 29일에도 "그들(민주당)이 존중받고 자질이 있는 (고서치) 후보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한다면 미국 국민들이 용서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꼬집었다.

  WP에 따르면 매코널은 최근 민주당 측의 협조를 얻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WP는 소식통을 인용해 매코널이 민주당 상원의원들과 개인적으로 만나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클레어 매카스킬(미주리·민주) 등 공화당 기반의 '레드 스테이트(Red State)' 소속 상원의원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매카스킬 의원은 "고서치가 지명됐을 때 백악관에 초대를 받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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