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8시간41분 영장심사' 뒤 검찰로…지친듯 묵묵부답
역대 최장 시간…자정 넘겨 결정될 듯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역대 최장 시간 영장심사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검 내 10층 임시 유치시설에서 구속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부터 오후 7시11분께까지 8시간41분의 영장심사를 받고 321호 법정에서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법정을 빠져나오면서 지친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와 2층 보안검색대로 향했다.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취재진들은 박 전 대통령에게 "억울한 부분을 충분히 소명했는가", "국민께 어떤 점 소명하고 싶은가", "뇌물혐의를 부인하는가" 등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법원 출석 때와 같이 굳게 입을 다문 채 미리 준비된 차로 향했다. 질문을 던지는 취재진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법원에서 나와 차에 탄 박 전 대통령은 곧바로 대기 장소인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이날 열린 박 전 대통령 영장심사는 역대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영장심사 시간(7시간30분)보다 1시간11분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박 전 대통령은 두 차례 휴정 시간을 갖기도 했다. 통상 영장심사는 2~3시간 이내 종료되기 때문에 휴정하는 경우가 드물다.
심사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경호원들은 관련 자료가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서류 가방들을 옮기기도 했다. 검찰과 변호인 측 주장이 첨예하게 맞섰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제 남은 것은 강부영(43·사법연수원 32기) 영장전담판사의 판단뿐이다. 강 판사는 심사 내용과 양측 주장, 제출 서류 등을 토대로 박 전 대통령 구속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역대 최장 시간을 기록한 만큼 심사 결과는 31일 자정을 훨씬 넘겨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구속 영장이 발부되면 박 전 대통령은 40년 지기 최순실(61)씨가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수의를 입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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