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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 터키 대통령과 회담...쿠르드 문제 등 이견으로 관계개선 '난망'

등록 2017.03.31 01: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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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카라=AP/뉴시스】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방문한 터키 앙가라에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무장관 등과 양국 현안을 협의하고 있다. 2017.03.31

【앙카라=AP/뉴시스】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방문한 터키 앙가라에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무장관 등과 양국 현안을 협의하고 있다. 2017.03.31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과 만나 수니파 과격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소탕작전과 재미 종교지도자 펫훌라흐 귈렌 송환 등을 논의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날 앙카라에서 에르도안 대통령,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무장관과 회담했지만 현안 가운데 하나인 쿠르드 족에 대한 미국의 지원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당장 관계개선이라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양국 외무장관 회동 후 차우쇼을루 외무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 임해 "테러조직과 싸우면서 한편으로는 다른 테러조직과 협력하는 것은 정당하지도 현실적이지도 않은 것"이라며 미국을 견제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미국이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인민수비대(YPG), 민주동맹당(PYD) 등 쿠르드계 무장세력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에 대해 틸러슨 장관은 "IS 격퇴에 대한 결의에는 이견이 없다. 터키와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래 터키를 방문한 최고위급 인사이지만, 터키의 요구에 그대로 응할 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할 목적의 국민투표를 4월16일로 앞두고 열린 대면에서는 이를 거론하지 않을 수는 상황이지만 틸러슨 장관은 조기에 IS 타도를 원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을 우선했다.

 2014년 이래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광대한 지역을 점령한 IS를 격퇴하기 위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시리아의 유력한 지상전력인 PYD를 중용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터키는 PYD가 국내 쿠르드 반군세력과 같은 테러조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라크에서는 IS 최대 거점인 모술 탈환작전이 최종 국면을 맞고 있다. IS 소멸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트럼프 행정부로선 IS의 '수도' 락까를 수중에 넣고자 PYD를 계속 돕고 있다.

 작년 7월 터키 쿠데타 미수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귈렌의 송환도 터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터키의 강력한 요청에 미국은 '사법문제'라며 수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최소한 일시적이라도 귈렌의 신병을 구속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으나 틸러슨 장관은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양대 현안에서 진전을 보지 못함에 따라 터키 국내에서 그간 상승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관계 개선이 상당기간 어려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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