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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표, 천재정치와 라엘…“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것에 대하여

등록 2017.03.31 15: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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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정윤표 한국 라엘리안 무브먼트 대표(부산항 도선사)가 26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3.29.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정윤표 한국 라엘리안 무브먼트 대표(부산항 도선사)가 26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3.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동립 기자 = 천재들에게 정책 결정권을 부여하는 선택적 민주주의가 ‘천재 정치(geniocracy)’다. 평등 선거로 뽑은 우둔하고 무능한 정치인들의 ‘평균 정치’ 탓에 이 꼴이 난 이 나라를 바로잡을 수 있는 대안이라고 한다. 지성 수준이 평균보다 10% 이상 높은 남녀에게 선거권을 주고, 50% 이상인 자들에게만 피선거권을 주자는 것이다. 정윤표(67) 한국 라엘리안 무브먼트 대표의 주장이다.

 “전체 인구의 0.5%가 천재다. 이 천재들의 목소리는 투표(1인1표) 때 같은 0.5%를 차지하는 백치들의 목소리로 상쇄된다. 2%인 우수한 사람들도 같은 2%인 저능한 사람들에 의해 그 소리가 완전히 상쇄된다. 평균보다 10~30% 높은 지성을 가진 사람은 인구(유권자)의 25%이지만 그들의 의견 역시 같은 인구의 25%로 평균보다 지성이 10~30%  낮은 평균 이하 사람들의 의견에 묻혀 버린다. 결국 전체의 45%로 가장 많은 평균적 지성을 가진 사람들의 투표가 선거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고 짚는다.

 정 대표는 “인구의 27.5%를 차지하는 평균 이상의 지성인들에 한해 선거권을 부여하고, 이들 27.5%의 유권자가 0.5%의 천재들 중에서 정부 조직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민주적으로 선출하면 된다. 지성이 매우 높은 천재와 우수한 사람들, 즉 평균 이상인 사람들의 소리가 평균 이하 사람들의 소리에 함몰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미래를 올바로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진 세종대왕과 같은 위대한 지도자도 뽑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문제는, 이것이 외계인(ET)의 선거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정 대표는 마이트레야 라엘(71·프랑스)의 뜻, 더 정확히는 엘로힘이 ‘마지막 예언자’로 지명한 라엘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실천하고 있다. 라엘을 따르는 라엘리안들은 ‘하늘에서 온 사람들’을 가리키는 고대 히브리어가 ‘엘로힘’이라고 해석한다. 아주 오래 전 빛보다 훨씬 빠른 미확인비행물체(UFO)를 타고 지구로 와 DNA 합성술로 모든 생명체를 과학적으로 창조(지적 설계)한 ET들이 엘로힘, 과학문명이 지구보다 2만5000년 앞섰다는 엘로힘의 선거제도가 바로 천재정치다.

 마지막 예언자? 정 대표는 “미개한 옛 인류는 엘로힘을 신으로 오인했다. 수천년 동안 엘로힘은 인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려고 각 종교의 예언자를 지구로 파견했다. 유일신을 믿는 주요 종교들의 기원이다. 이들 고대 예언자의 맥을 잇는 인물이 바로 라엘”이라고 답한다. “UFO로 불리는 엘로힘의 우주선은 ‘신들의 수레’, ‘하늘을 나는 마차’, ‘불말’, ‘불기둥’, ‘구름기둥’이라는 표현으로 여러 종교 경전에 기록되며 신비적으로 인식됐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정윤표 한국 라엘리안 무브먼트 대표(부산항 도선사)가 26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3.26.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정윤표 한국 라엘리안 무브먼트 대표(부산항 도선사)가 26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3.26.  [email protected]

 엘로힘은 한국과도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하늘에서 온 사람들’과 밀접한 연관을 맺어 왔다. 어느 날 홀연히 하늘이 열려 하늘에서 온 사람들에 의해 나라가 시작됐으며(개천절), 하늘의 대리인(메시아)이 재림하리라는 미륵신앙과 함께 격암유록과 정감록비결 등 많은 예언서가 말세(미래세상)에 구세주(미륵=마지막 예언자)와 외계인(인류를 창조한 우주인들)이 이 땅에 도래한다고 예고해 왔다”는 것이다.

 황당하다고 치부하기에는 정 대표의 이력이 부담스럽다. 경북고와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20년간 항해사, 한진해운 선장으로 세계의 바다를 누볐다. 1995년부터는 부산항 도선사로 일하고 있다. 20여년 전 한국정신과학학회 학술대회에서 논문 ‘프랙털 우주론’을 발표했고, 저작 ‘티끌 속의 무한우주’는 한·중·일·영·불·서 6개 국어로 출판됐다. 아마존닷컴 등에서 꾸준히 팔리는 책이다.

 정 대표는 다윗별 안에 스와스티카(卍)가 든 라엘리안 심벌 목걸이를 하고 있다. 엘로힘의 우주선 선체에도 있다는 표지로 시공간적으로 무한한 우주를 상징한다. 상하 양방향 3각형 2개의 중앙에 시간의 무한성을 표시하는 卍를 결합시킨 형태다.

 卍(만)자 덕분일까, 불교는 상대적으로 라엘리안에 관대한 편이다. 프랙털우주론의 시발점도 ‘관무량수경’과 맞닿아 있다. “우주는 유한하지 않다. 수평적으로 무한할뿐더러 수직적으로도 무한하다. 우리가 속한 우주와 같은 우주들이 무수히 많으며 그 모든 우주들을 포함하는 더욱 거대한 우주가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 몸속에 있는 세포는 그 속에서 보면 거대한 하나의 우주다. 이런 과정은 위로나 아래로나 무한히 연속된다(무한중첩연속 우주론)”고 분석한다. ‘무한히 긴 시간도 찰나에 지나지 않고, 찰나와 같은 짧은 시간도 실은 무한의 시간이나 마찬가지다. 이와 같이 티끌 속에도 무량의 우주가 담겨있고 무량 우주라 하더라도 티끌과 같다’는 ‘화엄경’의 설파와 상통한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정윤표 한국 라엘리안 무브먼트 대표(부산항 도선사)가 26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3.29.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정윤표 한국 라엘리안 무브먼트 대표(부산항 도선사)가 26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3.29.  [email protected]

 정 대표는 “라엘도 불교와 라엘리안은 철학이 같다고 최근 밝혔다. 불교의 우주관도 프랙털이기 때문이다. 우주의 모든 사물은 끝없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서로의 원인이 되며 대립을 초월해 하나로 융합하고 있다. 이를 엘로힘은 과학, 나는 수학적으로 풀었다”고 한다. “참선하던 스님이 ‘티끌 속의 무한우주’를 읽고 ‘우주의 실체가 다 들어있다. 면벽수도해서 깨달을게 없다’며 자리를 털고 일어나기도 했다.”

 종교도 아닌 것이, 그러면서도 종교인 것이 라엘리안무브먼트다. 그저 ‘대표’이지 성직자 타이틀은 없다. “과학의 종교, 과학적인 종교라고 할 수 있다. 신을 믿는다는 개념에서는 종교가 아니다. 신을 믿는게 종교라면 종교가 아니고, 과학적 신념도 종교라면 종교다.”

 기성 종교와 차별되는 지점은 더 있다. “종교는 신의 권능에 절대적으로 의지한다. 해결책을 위탁한다. 라엘리안은 그저 감사하고 행복해할 따름이다. 지구라는 완벽한 환경을 창조하고,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지성을 인간에게만 줬다. 특별하게 만들어준 엘로힘이 고맙기만 하다.”

 엘로힘이 지구인만 만들어냈을 리 없다. “그렇다. 우주문명은 수없이 많다. 지구도 이 네트워크로 진입하는 단계다. 현 과학기술로는 합류 가능하다. 하지만 이해도로는 아직 멀었다. 원시 수준이다. 왜 ‘우주정복’이라고 하는가. 우주의 다른 생명체는 제압, 식민, 학살의 정복 대상이 아니다. 서로 아껴야 한다. 우주에서 가장 난폭한 존재가 아마 지구인일 것이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정윤표 한국 라엘리안 무브먼트 대표(부산항 도선사)가 26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3.29.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정윤표 한국 라엘리안 무브먼트 대표(부산항 도선사)가 26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3.29.  [email protected]

 “지구는 태양 주위를 초속 30㎞로 공전하면서 은하계 주위를 260㎞로 돌고 있다. 지구는 하나의 우주선처럼 우주공간을 여행하고 있으며, 우리 지구인은 우주선 지구호의 승무원들이다. 우리 은하계에는 태양과 같은 별들이 3000억개 이상 있고, 각각의 별은 태양계처럼 여러 행성을 거느리고 있다. 관측된 우주에는 이런 은하가 또 3000억개 이상 존재한다. 따라서 ‘다른 행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할까’라는 것은 마치 ‘다른 연못에도 개구리들이 있을까’라고 묻는 우물 안 개구리와 다를 바 없다.”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에서 버즈 라이트이어는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를 입에 달고 다닌다. “우주 저편? 거기서는 여기가 저편이다. 같은 조건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우주 곳곳에 있는 우리와 똑같은 존재, 만나보고 싶지 않나.” 영화 중에서는 ‘프로메테우스’가 엘로힘에 가장 근접한 작품이라고 본다. 인간이 외계인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탄생한 생명체라는 증거가 속속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단, 이 SF물이 창조자 외계인을 폭력적으로 묘사한 것은 허구라는 지적이다.

 국내 라엘리안은 온라인 1만5000명, 오프라인 3000명 정도다. 교사, 공무원, 연구원, 회사원, 주부 등 각계각층이다. ‘샤이’ 라엘리안도 상당하다. 인터넷에서 라엘리안 관련서가 월 5000건씩 다운로드되고 있다는 사실이 근거다.

 과거 라엘은 우리나라를 다섯 번 다녀갔다. 2003년 8월 입국을 거부당한 뒤로는 아직 못 오고 있다. “14년 전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 라엘리안 세미나 참석차 인천공항에 온 라엘을 당시 정부는 ‘인간복제를 지지한다’는 구실로 돌려보냈다. 여전히 입국금지 상태다. 일부 종교계의 압력도 작용했다. 인간복제? 라엘리안 과학자가 2001년 처음 성공했다고 알고있다. 시험관아기가 그랬듯 복제아의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 언젠가는 공개될 것이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정윤표 한국 라엘리안 무브먼트 대표(부산항 도선사)가 26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3.29.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정윤표 한국 라엘리안 무브먼트 대표(부산항 도선사)가 26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3.29.  [email protected]

 정 대표와 라엘리안들은 4월1일 오후 2~5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한반도에 우주인을 맞이할 대사관을 건립하자’는 퍼포먼스를 벌인다. UFO와 우주인대사관 모형, 남녀 ET로 분장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인류가 그들을 대사관으로 맞아들이고 합당한 외교적 지위를 부여할 때까지 엘로힘은 지구에 공식적으로 귀환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귀환하면 이 행성에는 평화가 실현된다.”

 다음날은 ‘ET에 의한 인류창조 기념일’이다. 4월2일 오후 2시 전국에서 일반인 대상 ‘DNA코드 전송’을 한다. 엘로힘이 지구 최초의 인간을 ‘1만3000여년 전 4월 첫째 일요일’에 생명창조실험실에서 탄생시킨 데서 택일했다. 엘로힘의 슈퍼컴퓨터로 희망자들의 DNA정보를 쏘는 ‘트랜스미션’, 즉 세포설계도 송출이다. “인간의 신체는 거대한 전자기파의 발신기와도 같다. 모든 사람은 각자 독특한 고유의 파동을 방사하며 진동하고 있다. 트랜스미션을 통해 엘로힘은 당신의 마음을 일깨우고, 당신이 항상 각성상태에 머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엘로힘이 당신의 사후 전 생애를 평가할 때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도록 해 과학적으로 재생될 기회를 높인다.”

 브라질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가 ‘연금술사’에 썼다.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인용했다. “자아의 신화를 이뤄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지.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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