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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성지주일 미사 집전…"테러 희생자들의 고통이 예수 수난"

등록 2017.04.10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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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티칸=AP/뉴시스】교황은 9일(현지시간) 성베드로 광장에서 집전한 성지주일 미사를 통해 성 주간 동안 우리 가운데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이날 성베드로 광장에 세워져 있는 오벨리스크의 성지가지를 축복하는 것으로 이날 미사를 시작했다. 교황이 미사를 시작하기 전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04.09.

【바티칸=AP/뉴시스】교황은 9일(현지시간) 성베드로 광장에서 집전한 성지주일 미사를 통해 성 주간 동안 우리 가운데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이날 성베드로 광장에 세워져 있는 오벨리스크의 성지가지를 축복하는 것으로 이날 미사를 시작했다. 교황이 미사를 시작하기 전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04.09.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과 십자가 처형, 부활 등이 이루어진 일주일을 가리키는 성주간(Holy Week)를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수가 예루살렘에 입성할 당시 왕으로서 추앙을 받던 영광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가 감내해야 했던 고통과 죽음을 함께 묵상하자고 말했다.

 가톨릭뉴스에이전시(CNA)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9일(현지시간) 성베드로 광장에서 집전한 성지주일 미사를 통해 성 주간 동안 우리 가운데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이날 성베드로 광장에 세워져 있는 오벨리스크의 성지가지를 축복하는 것으로 이날 미사를 시작했다.

 성지주일이란 예수가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군중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호산나를 부르며 환영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주님은 우리가 당신의 그림이나 사진, 인터넷에 떠도는 비디오 등을 통해서만 묵상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예수는 그보다는 당신처럼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우리 형제자매들 가운데 임하신다. 우리 형제자매들이 노예노동과 가족의 비극, 질병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많은 사람들이 전쟁과 테러리즘, 언제라도 공격을 할 수 있는 무장과 채비가 되어 있는 이해관계 등으로부터 고통을 받고 있다. 여성과 남성이 가릴 것 없이 사기를 당하고, 존엄성을 침해 받고, 버림을 받는다”라고 개탄했다.

 이날 교황의 강론은 최소 45명의 사망자와 140여 명의 부상자를 낸 이집트 콥트교회 두 곳의 연쇄 폭탄테러 직후 이루어진 것이다. 이슬람 과격무장 단체인 이슬람국가(IS) 대원은 이날 이집트 가르비야 주의 주도 탄타 시내 북쪽의 마르 기르기스 콥트교회에서 폭탄을 터트려 최소 27명의 사망자와 78명의 부상자를 냈다.

 이로부터 수 시간 뒤 이집트 제2도시 알렉산드리아의 세인트 마크 콥트교회에서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18명이 죽고 66명이 다쳤다. 자살 테러범은 폭탄 벨트를 차고 교회 안으로 들어가려다 제지당하자 자폭했다.  

 교황은 “예수는 (콥트교회에서 희생된) 그들 한 명 한 명 안에 임하신다. 주님은 그들의 부서진 형체와 깨어진 목소리 안에 임하신다. 예수는 우리에게 그런 자신을 눈으로 바라보고, 알아봐 주고, 사랑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이런 형제자매들 안에 임하신 주님은 다른 어떤 예수가 아니다. 그분은 바로 종려나무 가지를 흔드는 인파의 환영 속에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신 예수와 똑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예수는 분명 종복의 형상으로 오신 메시아였다. 신과 인간의 종복으로 오신 메시아였다. 그리고는 수난을 당하셨다. 그는 인간의 모든 고통을 짊어진 위대한 분이었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우리는 ‘예수, 우리들의 왕’이라고 환호하는 군중들의 환호만 들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예수에 대한 비방과 모욕, 유혹, 배반, 부당한 판정에 대한 체념, 매질, 채찍질, 가시관, 그리고 마지막으로 십자가로 이르는 길 등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수는 사도들에게 항상 자신의 길은 고통의 길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마지막 승리는 고통과 십자가 죽음을 통해 이루어 질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어 “이런 모든 일이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다. 예수를 충실히 따르자. 말이 아닌 행동으로 따라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교황은 또한 “우리 자신의 십자가를 피하거나 옆으로 미뤄 놓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십자가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이를 지고 가는 일을 매일 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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