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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챔프전]이정현 "이틀간 마음 고생…다신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

등록 2017.04.26 22: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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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뉴시스】김진아 기자 = 23일 경기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안양 KGC 인삼공사와 서울 삼성 썬더스의 2차전 경기, KGC 이정현이 삼성 이관희에게 밀려 넘어져 괴로워하고 있다. 2017.04.23.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 끝난 후 이틀 동안 안양 KGC인삼공사 주축 가드 이정현(30)은 마음 고생을 했다.

 2차전에 있었던 서울 삼성 가드 이관희(29)와의 충돌 탓이다.

 1쿼터 종료 5분 12초를 남기고 이정현을 압박하며 수비하던 이관희는 이정현과 충돌하면서 스크린을 하던 사이먼에 걸려 넘어졌고, 심판들의 휘슬이 울렸다. 느린 화면에는 이정현이 이관희를 팔로 미는 장면이 나왔다.

 넘어졌다 벌떡 일어난 이관희는 화를 참지 못하고 가만히 서 있던 이정현을 고의로 밀쳐 넘어뜨렸다.

 이정현에게는 언스포츠맨라이크파울(U-파울)이 선언됐고, 이관희는 퇴장당했다. KBL 재정위원회는 이관희에게 1경기 출전 정지와 제재금 200만원을 부과했다. 이정현은 제재금 150만원 징계를 받았다.

 해당 사건 이후 이정현이 과도하게 파울을 유도하는 '플라핑'을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KGC인삼공사와 삼성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이어진 26일 잠실실내체육관.

 이정현이 공을 잡을 때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삼성 팬들은 야유를 쏟아냈다. 원정 응원을 온 KGC인삼공사 팬들이 이정현의 이름을 연호했지만, 삼성 팬들의 야유에 묻혔다.

 삼성 팬들의 야유와 키퍼 사익스의 부재 속에서도 KGC인삼공사는 88-82로 승리를 거뒀다.

 이정현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야유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팀 승리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이정현은 9득점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기 후 김승기(45) KGC인삼공사 감독은 "이정현이 큰 선수가 되려면 그런 부분도 극복해 나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이정현이 여유를 가지고 이겨낼 수 있어야한다"며 "화가 난다고 코트 위에서 표출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장 양희종(33)은 "오늘 정말 이기고 싶었다. 이긴 후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이정현, 이관희 모두 잘못한 부분이 있는데 한 쪽만 너무 나쁜 사람을 만드는 것 같아 섭섭했다"고 토로했다.

 이정현은 "2차전 이후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다.팀에 피해를 입힌 것 같아 이틀간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진심으로 상대 선수를 가격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거칠게 수비한 것에 대해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라며 "내가 참았어야 했는데 죄송하게 생각한다. 챔피언결정전에서 그런 일을 일으킨 것도 죄송하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사과했다.

 이런 야유를 처음 받아봤다는 이정현은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동료들이 어느 경기보다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해줘서 고맙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정현은 "처음 겪는 일이다보니 심리적으로 흔들렸다. 주변에서 신경쓰지 말고 플레이를 하라고 해줬고, 벤치 멤버들도 잘해줘서 힘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후반에 골대가 KGC인삼공사 원정 응원단이 있는 쪽으로 바뀌면서 자신을 연호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정현은 "저를 싫어하시는 분도 있지만,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있다. 주위에서 도와준 덕에 멘탈이 더 흔들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정현은 4차전에서 다시 이관희와 매치업을 해야할 가능성이 높다.

 이정현은 "말을 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이관희도 그만의 플레이 스타일이 있다. 앞서 있었던 일에 신경쓰지 않고, 흥분하지 않겠다. 챔피언결정전에 맞는 경기력을 보이겠다"며 "신경전에 말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오늘 동료를 살려주는 플레이를 많이 하려고 했다. 앞으로도 개인 욕심을 버리고 팀이 이길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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