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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골프 불모지 우즈벡 출신 첫 참가자 "한국에서 뛰고 싶다"

등록 2017.04.27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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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우즈베키스탄 프로골퍼 카나트벡 쿠르반알리에프가 27일 전남 무안군 무안CC에서 열린 카이도시리즈 2017 유진그룹/ 올포유 전남오픈 with 무안CC 1라운드 18번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다. 2017.04.27. (사진=KPGA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우즈베키스탄 프로골퍼 카나트벡 쿠르반알리에프가 27일 전남 무안군 무안CC에서 열린 카이도시리즈 2017 유진그룹/ 올포유 전남오픈 with 무안CC 1라운드 18번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다. 2017.04.27. (사진=KPGA 제공)  [email protected]

쿠르반알리에프 골프 입문 4년 만에 코리안투어서 프로 데뷔
 '카이도시리즈 전남오픈' 1R 6오버파…빠른 그린 스피드에 당혹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골프장이 하나 뿐인 골프 불모지 우즈베키스탄에서 날아온 한 골프 선수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참가해 한국 선수들과 기량을 겨뤘다.

 27일 전남 무안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 세 번째 대회인 '카이도시리즈 유진그룹 올포유 전남오픈'에 우즈베키스탄 출신 카나트벡 쿠르반알리에프(24·사진)가 참가했다.

 KPGA 코리안투어에 우즈베키스탄 선수가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즈베키스탄에는 골프장이 딱 한 곳뿐이다. 물론 선수도 찾아보기 힘들다. 프로 대회는커녕 아마추어 대회조차 열리기 힘든 환경이다.

 쿠르반알리에프는 2013년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유일한 골프장 연습장에서 일을 하면서 재미로 골프채를 잡았다.

 그렇게 골프에 입문한지 4년 만에 기량이 일취월장 했고, 지난해 6월 러시아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3위에 올랐다.

 9월에는 이웃나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11월 카자흐스탄 대통령배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3월 프로로 전향한 그는 자신에게 골프를 가르친 두 명의 스승에 이어 우즈베키스탄 역사상 3번째 프로 골프 선수가 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즈베키스탄에는 나갈 대회가 없었다. 그렇게 쿠르반알리에프는 러시아 투어와 아시아 투어에 나서기 위해 하나 뿐인 골프장에서 홀로 샷을 날렸다.

 고려인 출신인 페더르 킴 회장이 이끄는 우즈베키스탄골프연맹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 쿠르반알리에프의 코리안투어 참가를 요청했다. KPGA는 이를 받아들여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초청장을 보냈다.

 지난해 5월 KPGA와 우즈베키스탄골프연맹이 양국 골프산업 발전을 위해 체결한 양해각서(MOU)가 쿠르반알리에프의 한국행에 밑거름이 됐다.

【서울=뉴시스】우즈베키스탄 프로골퍼 카나트벡 쿠르반알리에프가 27일 전남 무안군 무안CC에서 열린 카이도시리즈 2017 유진그룹/ 올포유 전남오픈 with 무안CC 1라운드에 참가해 카메라를 향해 손으로 'V'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2017.04.27. (사진=KPGA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우즈베키스탄 프로골퍼 카나트벡 쿠르반알리에프가 27일 전남 무안군 무안CC에서 열린 카이도시리즈 2017 유진그룹/ 올포유 전남오픈 with 무안CC 1라운드에 참가해 카메라를 향해 손으로 'V'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2017.04.27. (사진=KPGA 제공)  [email protected]

 이번 대회를 통해 프로 데뷔전을 치른 쿠르반알리에프는 대회 첫 날 버디 없이 트리플 보기, 더블 보기, 보기를 1개씩 기록하며 6오버파 78타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코스가 좁다보니 300야드를 보내는 드라이버를 마음껏 날리지 못했다. 빠른 그린 스피드에도 애를 먹었다. 첫 티샷이 해저드에 빠지며 고전했지만 운도 따라주며 전반 9개 홀은 모두 파로 막았다.

 하지만 후반 강한 바람에 샷이 크게 흔들렸고, 13번 홀(파4)에서는 4번의 퍼트 만에 더블 보기로 겨우 막는 등 저조한 성적을 냈다.

 첫 프로 무대 참가 소감에 쿠르반알리에프는 "떨렸다"며 "그린 스피드나 잔디의 길이가 우즈베키스탄과 달라 무척 힘들었다. 우즈벡에서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데 힘을 많이 썼더니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쿠르반알리에프는 어렸을 때 고려인이 많이 사는 마을에서 자랐다. 고려인들이 많이 찾는 골프장에서 일하면서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웠다.

 그는 "연습장에서 일할 때 한국사람들이 오면 한국말을 할 줄 알아야 서비스가 가능했다"며 "한국사람 3명이서 함께 골프를 치자고 몇 시에 만나자고 하는데 내가 알아 듣지 못하면 약속을 지킬 수 없지 않은가"라고 한국어를 배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2015년 경기 여주에 있는 골프 아카데미에서 3개월 정도 머문 적이 있는 쿠르반알리에프는 한국의 골프 연습환경을 부러워했다.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낸 그는 "마음 놓고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며 "다시 한 번 한국 대회에 출전하고 싶은데 못 친다고 추천을 안 해줄 것 같다. 실력으로 투어에 데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컷 탈락을 한다고 해도 선수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마지막날까지 대회장에 있겠다는 그는 인천으로 가서 스카이72 아카데미 시설을 본 뒤 다음달 2일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날 예정이다.

 골프 불모지에서 프로 골프 선수의 꿈을 이룬 쿠르반알리에프가 오로지 실력으로 코리안투어에서 다시 서는 날을 기약해본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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