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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타 실수? 기계 결함?' 다시 미뤄진 세월호 급변침 원인 규명

등록 2017.04.28 17: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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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뉴시스】류형근 기자 = 28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 정문에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권영빈 위원이 "세월호 항로를 확인할 수 있는 침로기록장치를 발견 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2017.04.28.   hgryu77@newsis.com

【목포=뉴시스】류형근 기자 = 28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 정문에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권영빈 위원이 "세월호 항로를 확인할 수 있는 침로기록장치를 발견 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2017.04.28.    [email protected]

【목포=뉴시스】배동민 기자 = 온갖 의혹이 제기된 세월호의 근본적인 침몰 원인은 결국 풀리지 않은 의문으로 남게 될까?

 세월호의 마지막 움직임을 담고 있는 '침로기록장치'를 찾지 못하면서 대각도 변침(급변침) 등 침몰 원인 규명이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다.

 권영빈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상임위원은 28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 정문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쉽지만 조타실에서 침로기록장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도면상 위치와 세월호 선원 2명에게 확인한 장소를 지장물과 진흙을 걷어내고 훑어봤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조타실 수색 작업도 이날 오전 중단됐다. 작업자들은 다른 구역에 투입돼 미수습자 수색을 벌이고 있다.

 선체조사위가 내부 조직을 꾸리기 전, 침로기록장치 확보부터 나선 것은 그만큼 진실 규명에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침로기록장치는 조타수가 몇 시에, 어느 방향으로, 어떤 각도로 세월호를 몰았는지 종이에 잉크로 찍어 기록한다. 조타 실수 등 세월호의 대각도 변침 원인을 풀어줄 수 있는 열쇠로 주목받았다.

 실제 세월호 침몰 원인 중 대각도 변침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조타실의 조타기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검찰(대검)은 세월호의 침몰원인에 대해 "조타수의 조타미숙으로 인한 대각도 변침으로 배가 좌현으로 기울며 제대로 고박되지 않은 화물이 좌측으로 쏠려 복원성을 잃고 침몰하게 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조타수의 조타 실수를 대각도 변침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했다. 1심 재판부도 '조타미숙과 지휘감독 잘못'에 대해 3등 항해사 박한결씨와 조타수 조준기씨의 유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고 당시 세월호의 조타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합리적인 의심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목포=뉴시스】류형근 기자 = 28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 정문에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권영빈, 김철승 위원이 "세월호 항로를 확인할 수 있는 침로기록장치를 발견 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2017.04.28.   hgryu77@newsis.com

【목포=뉴시스】류형근 기자 = 28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 정문에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권영빈, 김철승 위원이 "세월호 항로를 확인할 수 있는 침로기록장치를 발견 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2017.04.28.    [email protected]

 이 때문에 침로기록장치는 세월호의 대각도 변침이 조타 실수 때문인지, 기계적 결함 때문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이다.

 또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2차 청문회 당시 제기했던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 기록의 편집 의혹을 확인해 줄 수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김철승 선체조사위원은 "누구의 증언이 진실인지 바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침로기록장치)부터 찾으려고 했다"며 "(조타기 타각은)VTS나 관제센터의 AIS, 레이더 항적에서는 안 나타난다. 타각은 유일하게 침로기록장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이어 "타각을 확인하는 방법은 침로기록장치 외에 없다"며 "다른 장비에서는 알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침로기록장치를 수거해 복원할 수 있다면 세월호 참사 당시 조타수가 몇 도로 타각을 썼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조타수가 3등 항해사의 지시대로 타각을 썼는지, 지시와 반대로 조타기를 돌렸는지 등 엇갈리는 진술의 진실을 밝힐 수 있다.

 하지만 침로기록장치를 찾는데 실패하면서 이 같은 진실 규명에 대한 기대는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다.

 다만, 권영빈 선체조사위원회 상임위원은 '조타실 내 다른 장소에 침로기록장치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미수습자 수습 성과가 어느 정도 나오면 조타실에 대한 전체적인 점검 계획을 세워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도 이날 "침로기록장치가 (조타실에)있다는 전제로 계속 수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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