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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문'vs'호남홀대론'…文 향한 호남표심 향방은?

등록 2017.04.29 23: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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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박영태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광주 충장로 우체국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7.04.29.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박영태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광주 충장로 우체국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7.04.29.  [email protected]

【순천·광주·목포=뉴시스】임재희 기자 =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투대문(투표하면 대통령은 문재인)'.

 29일 전북 익산을 시작으로 전남 순천과 광주, 전남 목포 등에서 치러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호남 유세 현장에서 볼 수 있는 문구들이다.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과 같은 의미를 지닌 말들이다.

 문재인 대세론은 호남 중심부에 가까워질수록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주최 측 추산 유세장을 찾은 시민 수는 이날 낮 1시께 전북 익산역 1,000여 명, 순천 패션의거리 1,500여 명에서 광주 충장로 2만5,000여 명, 목포 젊음의거리 1만여 명 등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낮 최고기온이 25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더운 날씨와 뙤약볕에도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문 후보를 보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순천에선 문 후보가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그늘에 햇볕을 피하던 시민들이 문 후보와 하이파이브를 하려고 두 줄로 섰다.

 오후 6시15분께 광주 충장로 우체국 사거리는 유세차 앞과 옆은 물론 뒤편까지 시민들로 붐볐다. 20여명의 기자들을 위한 공간조차 마련하기 어려워 우체국 앞 계단에 임시 프레스룸이 조성되기도 했다. 오후 8시께 목포 젊음의거리에서도 유세차 하부 공간을 제외하곤 발 디딜 틈 없이 시민들이 꽉 들어찼다.

 연설하던 문 후보도 좌우를 둘러본 뒤 "정말 많은 분이 함께 하셨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왼쪽, 오른쪽 여기가 국민의당 아성 맞습니까"라고 물을 정도였다.

 힘을 얻은 문 후보는 이날 호남 민심을 향한 러브콜에 열을 올렸다. 각종 지역 맞춤형 공약은 물론 지난해 제20대 총선에서 전체 18석 가운데 16석을 국민의당에 내준 광주·전남 시민들에게 "대통령은 민주당, 국회의원은 국민의당이라고 걱정할 일 조금도 없게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에서 진행된 광주지역 집중유세에서 어린이의 뽀뽀를 받고 있다. 2017.04.29. since1999@newsis.com

【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에서 진행된 광주지역 집중유세에서 어린이의 뽀뽀를 받고 있다. 2017.04.29. [email protected]

 하지만 호남 '바닥 민심'에선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특히 지난 총선 때 당시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이정현 무소속 의원에게 6만6,981표를 던져준 순천 시민들은 팔짱을 낀 채 문 후보를 지켜보는 중이다.

 채현대(59)씨는 "기가 막히게 캐스팅보트를 쥔 사람들이다 보니 문 후보도 아직 반반"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참여정부 시절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 후보가 이쪽 사람들을 배격했다는 소지역주의가 살아있다"고 본인이 느낀 민심을 설명했다.

 김모(43)씨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해 보면 문재인 이름이 많이 나온다"면서도 "(지지 이유가)딱히 마음 가는 데가 없기 때문이라서 (결과는) 열어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광주 충장로 유세 중엔 문 후보가 등장하자 시민들 사이에서 '차별금지법 제정하라!'라고 적힌 팻말이 나타났다. 지난 25일 4차 TV토론에서 '동성애'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차별금지법 제정을 두고도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드러낸 것에 항의하는 의미다.

 이를 의식한 듯 문 후보는 광주 연설 도중 "호남의 진짜 마음은 민주당이 바보처럼 굴지 말고 실패하지 말라는 회초리 아니었겠느냐"며 "저 문재인도 4년 전과 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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