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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잃은 싸이?…"8집 앨범, 본심으로 만들었다"

등록 2017.05.10 17:50:02수정 2017.05.10 18: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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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가수 싸이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정규 8집 '4X2=8' 발매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7.05.10.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초심이요? 못 돌아가겠더라고요. 초심이라고 하면 '새'를 부를 때를 말씀들 하는 것 같은데, 그때 저는 스물넷이었고, 지금은 마흔이에요. 그땐 미혼이었고 지금은 기혼이에요. 그땐 미필이었고 지금은 군필이죠. 초심, 도저히 못찾겠더라고요."

 가수 싸이(40·박재상)는 새 앨범을 "결국 '초심'을 찾지 못했고, 그래서 본심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힘을 빼고 하라는데, 힘 못 빼겠더라고요. 부담 갖지 말라고 하는데, 그것도 못하겠어요. 해외 시장 의식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것도 안 되더라"고 했다. 그는 대신 "본심으로 음악과 춤을 만들고, 뮤직비디오까지 만들었다"고 했다.

 싸이가 10일 8집 앨범을 내놨다. 7집 '칠집싸이다'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싱글 앨범이 대세이지만, 그는 10곡이 꽉 들어찬 정규 앨범을 다시 한 번 발표했다. 래퍼 지코와 함께 작업한 1번 트랙 '아이 러브 잇'(I LUV IT)과 그의 음악적 파트너 유건형과 협업한 2번 트랙 '뉴 페이스'(New Face)가 더블 타이틀곡이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가수 싸이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정규 8집 '4X2=8' 발매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05.10.  stoweon@newsis.com

 두 곡은 모두 '싸이스러운' 댄스곡이다. 직설적인 가사도 여전하고, 코믹하면서도 역동적인 춤도 싸이답다. 뮤직비디오는 여전히 유쾌하다. 눈에 띄는 건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이다. 지드래곤·태양·타블로 등이 피쳐링에 참여한 게 흥미롭지만, 더 관심을 끄는 건 작사·작곡에서의 협업이 지난 앨범들과 비교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다. 특히 싸이와 같은 싱어송라이터가 피쳐링이 없는 곡을 만들면서 가사를 다른 가수에게 맡기는 건 드문일이다.

 "재작년에 제 노래를 듣는데, 올드(old)하게 느꼈졌어요. 가사, 멜로디, 랩 전부가 그랬어요. 정체돼 있는 느낌이었달까요. 이렇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고, 젊은 피를 수혈했어요. 그래서 지코·비아이·바비 등 20대 초·중반 뮤지션들을 제 앨범에 불러들인 거죠."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가수 싸이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정규 8집 '4X2=8' 발매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05.10.  stoweon@newsis.com

 그는 "그 친구들과 작업하니까 숨이 확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싸이는 "그들과 작업 직후 아이디어가 샘 솟듯이 나왔다. 한동안 정체돼 있던 게 뚫렸고, 그 덕분에 다양한 노래를 만들었다. 처음엔 정규 앨범을 낼 생각이 없었는데, 갑자기 곡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정규 앨범이 됐다"고 했다.

 싸이는 30여분을 들여 수록곡 한 곡 한 곡을 일일이 공들여 설명했다. 어떤 노래에 관해 말할 때는 그 노래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에피소드를, 어떤 곡에 대해서는 메시지를 이야기했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가수 싸이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정규 8집 '4X2=8' 발매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05.10.  stoweon@newsis.com

 '아이 러브 잇'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배우 이병헌은 싸이가 예전부터 자신의 뮤직비디오에 출연시키려 했지만, 애드리브 방식을 꺼리는 이병헌의 연기 방식 때문에 수차례 불발된 바 있다. 이번에는 싸이가 이병헌에게 명확한 연기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이병헌은 이에 흔쾌히 응했다. 그렇게 탄생한 이병헌 출연 장면은 '아이 러브 잇' 뮤직비디오의 가장 재밌는 부분이다. 익살스러운 가사를 진지하게 립씽크하는 그의 모습이 코믹하게 담겼다.

 '뉴 페이스'에 관해서는 "내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저에게 과거 제 노래를 답습한다고 지적하는 분들이 있다는 걸 알아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변할 생각은 없어요. 대신 업그레이드를 하고 거죠. 대중이 제게 부여해준 임무에 충실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신나는 춤과 뮤직비디오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가수 싸이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정규 8집 '4X2=8' 발매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7.05.10.  stoweon@newsis.com

 싸이가 타이틀 두 곡을 빼고 가장 맘에 드는 곡으로 꼽은 건 지드래곤과 함께한 7번 트랙 '팩트폭행'이다. 자신을 향한 근거 없는 비난과 비방에 반격하는 내용을 담은 노래다. "이 곡은 심의에 넣지도 않았어요. 제가 아주 거칠게 노래하던 시절 절 좋아했던 골수팬이 매우 좋아할 노래입니다. 시작하고 15초부터 욕이 나오기 시작하거든요.(웃음)"

 '강남 스타일' 이후 싸이가 발표한 노래들 '젠틀맨' '행오버' '대디' 등은 모두 빌보드 싱글 차트 100위권 내에 진입했다. 이제 싸이가 새 노래를 내놓으면 세계적으로 얼마나 흥행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그러나 싸이는 "이번 앨범 수록곡은 모두 내수용"이라고 말했다. "부모님께서 제게 준 것 중에 가장 감사한 건 주제 파악을 잘 한다는 거예요.(웃음)"

 그는 그러면서도 "모든 가수가 꿈꾸거 듣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이름이 빌보드다. 순위권에 진입하면 좋을 것이다. 어떤 곡이 인기를 끌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싸이는 "'엽기 가수'로 데뷔했던 제가 어느덧 연예인 생활을 한지 햇수로 17년째"라며 "다른 말보다 '음악 좀 늘었네'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했다. "열 곡 모두 열 손가락처럼 깨물면 아 아픈 손가락이에요. 요즘처럼 휘발성 강한 음원 시장에서 앨범을 낸다는 건 효율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미련한 일이죠. 하지만 전 17년차 뮤지션이니까 이정도는 해야 되지 않나 생각했어요. 모쪼록 많이 즐겨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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