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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기업들, 세계 최고수준 물가에도 인건비 상승엔 '엄살'

등록 2017.05.19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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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노동당이 최저임금 1만원 즉각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05.11.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기업들이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해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난색을 비추고 있지만 이같은 주장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높아진 인건비가 상품 가격에 전가되면 물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도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최저임금 등 임금 수준이 주요 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낮음에도 생활물가는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이같은 주장에 설득력이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19일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2015년 기준 5.45달러로, ▲프랑스(10.90달러) ▲독일(10.21달러) ▲영국(8.17달러) ▲미국(7.24달러) ▲일본(6.95달러) 등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다.

 반면 한국의 물가 수준은 세계 상위권이다. 특히 수도 서울의 장바구니 물가는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세계 생활비'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해 조사 대상 133개 도시 가운데 6위를 나타냈다. 7위는 스위스 제네바, 8위는 프랑스 파리, 9위는 미국 뉴욕, 10위는 덴마크 코펜하겐이었다.

 1999년 50위였던 서울 물가는 2000년 36위, 2014년 9위, 2015년 8위로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식료품 부문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OECD가 구매력평가지수(PPPs)를 이용해 시간당 실질최저임금 수준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2015년 5.45달러로 10.90달러인 프랑스의 절반에 불과했다.

 독일도 시간당 실질최저임금이 10.21달러로 10달러가 넘었고, 영국은 8.17달러, 미국은 7.24달러, 일본은 6.95달러로 우리나라에 비해 최저임금의 실질구매력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똑같이 한 시간 동안 최저임금을 받고 일을 한 후 쥘 수 있는 실질 구매력이 프랑스나 독일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김성희 교수는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소득분배율이 매우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많이 올랐다"며 "인건비와 물가가 관련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의 주 요인이던 것은 1970년대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김 교수는 "인건비 비중이 높은 편인 편의점만 봐도 임대료와 프랜차이즈 비중이 대부분이고, 인건비는 15~20% 수준에 불과하다"며 "우리나라의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미국과 함께 OECD에서 최상위급이고, 저소득층의 소득을 올리면 내수가 살아나 자영업자들도 더 상황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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