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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前차관 "김기춘, 블랙리스트 뜸들인 1급 직원 사표 지시"

등록 2017.05.22 20: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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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김희범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기춘의 블랙리스트 관련 16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05.22.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김희범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기춘의 블랙리스트 관련 16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05.22.  [email protected]

김희범 "김기춘, 사사로운 감정 개입 말라며 질책"
블랙리스트, 인수인계서 'VIP관심사항'보다 앞서

【서울=뉴시스】강진아 나운채 기자 = 청와대 측이 블랙리스트에 미온적 태도를 보인 문화체육관광부 1급 공무원들의 사표를 인정에 흔들리지 말고 받으라고 거듭 지시했다고 문체부 전 차관이 증언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김 전 실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16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희범 전 문체부 1차관은 김 전 실장이 문체부 1급 공무원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전화를 한 사실이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에게 1급 공무원 3명 모두에게 사표를 받는 건 조직의 안정을 해할 수 있어 재고해달라고 했다"며 "그러자 김 전 실장이 전화해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돼선 안된다며 장관 지시를 잘 따르라고 질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비서관이 문체부만 독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차관이 다칠 수도 있으니 인정에 흔들리지 말라고 했다"며 "청와대 요구사항을 잘 따르라는 뉘앙스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김소영 전 청와대 교육문화체육비서관을 통해 블랙리스트를 알게 됐다고 떠올렸다. 그는 "김 전 비서관을 처음 만났을 때 알게 됐는데 그땐 제가 예상치 않았던 단어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당황했다"며 "별도로 문화예술계 이념 문제가 굉장히 얘기가 많이 됐었다"고 설명했다.

 차관 취임 후엔 직원들이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진보 성향 등에 청와대가 굉장히 민감하게 군다며 고민들이 많다고 했다"며 "진보 성향 단체 등을 지원하면 국정원에서 꼭 동향보고가 올라오니 지원을 배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전임자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받으면서 블랙리스트를 'VIP(대통령)관심사항'보다 앞서 적기도 했다. 김 전 차관은 "문화예술계 이념 문제가 굉장히 민감해 문체부 산하 단체에서 위원회 등을 열 때 사전 스크린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05.22.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05.22.  [email protected]

 공공기관장 인사도 수첩에 'BH(청와대)와 조율'이라고 적는 등 이념성이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체부 산하 기관장 인사는 청와대 인사수석실과 긴밀히 조율해 성향, 이념 문제 등을 차질없게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또 김 전 차관은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김종덕 전 장관 내정 당시 낙마를 우려하며 소극적 대응을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은 김 전 차관 수첩에 적힌 우 전 수석 이름과 '수동적·소극적·방어적으로 대응하라. 신상팀에 직접…' 등의 내용을 제시했다.

 김 전 차관은 "우 전 수석이 저와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을 청와대로 면담 요청했는데 당시 김종덕 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정성근 후보자 낙마 같은 사태가 또 생겨선 곤란해 요청한 것"이라며 "저런 식으로 인사청문회를 준비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사항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편 용호성 주영한국문화원장도 이날 증인으로 나와 뉴욕한국문화원장에 선발됐다가 갑자기 취소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김소영 전 비서관이 진보진영 사람들과 자주 만나냐는 등 인사검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며 "당시 김 전 실장이 청와대 인사의 최종 결재 책임이 있었는데 결재를 안한 걸로 알고 있다. 문체부 복귀 후엔 개인적 사정 철회로 강요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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