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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치즈의 산증인 지정환 신부 50년 기록물 기증

등록 2017.05.22 16: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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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뉴시스】윤난슬 기자 = 지정환 신부는 22일 전북 임실군청을 방문해 지난 1964년 임실에 부임할 당시부터 현재까지 53년간의 모습을 담아낸 사진들을 한데 모은 기록물을 심민 임실군수에게 전달하고 있다. 2017.05.22.(사진=임실군 제공)  photo@newsis.com

【임실=뉴시스】윤난슬 기자 = 전북 임실군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임실치즈 50년사 역사문화공간 복원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이는 임실치즈 원조이자 살아있는 역사인 지정환 신부가 임실성당 신부로 부임한 이후 50년간의 기록을 담은 사진 등을 기증한 데 따른 것이다. 

 임실군은 지 신부가 지난 1964년 임실에 부임할 당시부터 현재까지 53년간의 모습을 담아낸 사진들을 한데 모은 기록물을 심민 군수에게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지 신부는 부임 당시 임실읍내 사진부터 치즈를 만드는 모습과 당시 치즈모양, 공장을 짓는 모습, 임실치즈와 함께한 청년들, 치즈를 보관할 토굴을 파는 모습, 현 임실 치즈테마파크 사진 등을 편집해 앨범으로 만들어 기증했다.

 지 신부가 기증한 기록물은 임실읍 성가리에 추진 중인 임실치즈 역사문화공간의 내부 전시관에 꾸며진다.

 군은 현재 임실치즈 생산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 신부가 최초로 세운 공장과 생가 등을 복원 중이며 오는 7월 말 준공할 예정이다.  

 임실치즈사의 중심 축인 지 신부의 일대기는 역사적 공간인 전시관을 통해 지나온 발자취, 성장 과정, 주민과의 사랑과 믿음 속에 맺어진 결실들을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게 된다.

 지 신부의 임실치즈 스토리는 19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한 지 신부는 가난하고 척박한 임실을 위해 고민하다가 선물로 받은 산양 2마리로 치즈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치즈를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3년여의 실패 끝에 1967년 치즈 만들기에 성공한데 이어 1968년 까망베르치즈와 1970년 체다치즈를 잇따라 생산해 조선호텔과 신라호텔 등에 납품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치즈는 인기를 끌게 되면서 젖소사육과 함께 조합을 육성하고 치즈공장을 통한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이익금은 농민들에게 고루 분배했다.

 1981년 치즈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지 신부는 주민들 스스로 공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모두에게 나누어 주고, 가방 하나만 든 채 17년 만에 임실을 떠났다.

 이후 지 신부는 완주군 소양에서 1984년 중증장애인을 위해 무지개의 집을 설립해 현재까지 그곳에서 봉사하고 있다.

 이 같은 공을 인정받은 지 신부는 지난해 2월 4일 법무부로부터 국적을 취득하면서 온전한 한국인이 됐다.

 지 신부는 "대한민국 치즈의 원조라는 브랜드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고 저의 신념이었고, 임실주민들과의 협동, 협력으로 같이 잘 살아보자는 공동체 정신과 희생, 열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 기록물들이 임실치즈의 역사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임실치즈의 발전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 군수는 "기증해준 기록물들은 임실치즈의 역사적 가치가 담아있는 소중한 자료이므로 임실치즈 역사 문화공간에 전시하겠다"며 "군민과 방문객을 대상으로 임실치즈 스토리를 알 수 있는 교육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임실군은 치즈역사문화공간 복원사업을 위해 이달 30일까지 관내에 산재된 오래된 장비와 치즈 및 유제품 생산장비와 같은 유물과 사진과 치즈서적, 영상 등 각종 기록물을 집중 수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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