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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주유차서 기름 빼돌리기…25억 상당 경유 유통

등록 2017.05.23 12:00:00수정 2017.05.23 14: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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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계기판 수치 대비 소량 급유
 이동형 주유차서는 첫 적발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주유량을 조작할 수 있는 원격 조정기로 기름을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원격 급유 조작장치 제작자 김모(42)씨와 이동형 주유차량 차주 서모(42)씨 등 12명을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주유소가 아닌 이동형 주유차량에서 원격 조정기를 이용해 기름을 빼돌린 사례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 등은 2015년 1월부터 최근까지 수도권 일대 건설공사 현장에서 공사 장비 등에 급유하면서 원격 조정기로 주유량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25억원 상당의 경유를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계기판에 측정되는 수치와 주유량을 다르게 조절할 수 있는 원격 조정장치를 개발해 서씨 등에게 1대당 100만~250만원을 받고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가 제작한 장치는 원격 조정기를 이용해 주유기 수량이 올라가는 동안 기름 주입 자체를 않거나 계기판 수치보다 10~15% 적게 급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주유량을 조작하다가 단속 등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 대비해 특정 버튼을 누르는 즉시 정상 주유로 전환하는 기능도 포함됐다.

 서씨 등은 미리 이동형 주유차량에 조작 장치를 설치해놓고 급유가 이뤄지는 동안 원격 조정기를 이용해 주유량을 조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그간 전국 일부 주유소에서 암암리에 횡행하던 '기름 빼돌리기'와 유사한 수법이다.

 이들은 공사장에서는 주유소보다 상대적으로 기름 빼돌리기 관련 감시가 소홀하다는 점을 노려 범행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석유관리원 수도권북부본부 관계자는 "기름 빼돌리기 수법은 보통 주유소에서 주로 발생해왔다"며 "이동형 주유차량에서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관상 정상 주유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계기판 수치보다 적은 양의 경유가 주입되고 있었던 것"이라며 "김씨 등은 처음에 조정기를 차량 계량기에 부착하다가 점차 내부 연결선에 키판을 설치하는 등 기술적으로 정교화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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