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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주먹구구' ODA 사례 다수 적발

등록 2017.05.24 15: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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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개발도상국의 사회·경제발전을 돕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 주먹구구로 추진돼 실제 사업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사례가 감사원에 다수 적발됐다.

 감사원은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 외교부, 한국수출입은행,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등을 대상으로 ODA 사업 추진체계와 집행을 점검한 결과 95건의 위법·부당 및 제도개선 사항을 적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2007년 8월 A국 정부와 372억원 규모의 유상 ODA 차관계약을 체결해 종합병원 건립을 추진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A국은 이미 10개의 준종합 지역병원이 운영되던 지역을 대상지역으로 하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곽지역에 병원부지를 선정토록 했는데도 수출입은행은 그대로 사업을 추진했다. 또 의료인력이 부족했던 문제와 관련해 중앙정부와 의료인력 확보를 위한 협의도 진행하지 않은 채 의료 전문성이 부족한 지방정부와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13년 1월 종합병원이 개원했지만 환자 부족으로 인해 지난해 9월 기준 총 500개 규모의 병상 가동률은 33%에 불과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의사도 부족해 당초 계획인원인 180명에 훨씬 못 미치는 28명만 확보한 상태로 26개 진료과목 중 절반인 13개 과의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다.

 수출입은행은 또 각 가정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처리할 목적으로 2009년 6월 B국 정부와 332억원의 유상 ODA 차관계약을 체결해 공공하수도 및 하수처리장을 건설했다.

 그러나 생활하수를 공공하수도로 유입시키기 위한 연결관로 공사를 시행하도록 B국 정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하지 않아준공된 하수처리장이 생활하수 처리를 위해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이카의 경우 2011년 10월부터 C국에 담수를 생산해 식수를 공급하는 사업(사업비 69억 원)을 추진하면서 사전 타당성조사 당시 직접 수혜대상자가 2만4000명에 달하는 수도를 사업 대상지역으로 선정했다.

 그런데 C국이 수도에서 40㎞ 떨어진 외곽으로 사업지를 변경해 줄 것을 요청하자 코이카는 타당성조사도 다시 실시하지 않고 공사를 추진해 2012년 12월 준공했다. 해당 지역은 수혜대상자가 2900명에 불과한 곳으로 수요 부족 문제로 인해 월별 가동률이 3.5~9.4%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감사원은 전했다.

 아울러 코이카는 2011년 8월부터 D국 신도시 지역에 용수를 공급하는 수자원 이용 효율화 사업(총사업비 233억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해당 국가 정부가 신도시 개발 관련 인프라 구축계획과 재원조달 방안을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사업을 강행했다.

 이에 따라 코이카의 수자원 사업 시설은 2014년 6월 준공됐지만 신도시 개발은 2016년 11월 현재까지 추진되지 않아 계획 대비 2.7%에 불과한 400가구만 입주해 있는 미개발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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