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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주부가 발명한 종이 커피필터…'물건의 탄생'

등록 2017.05.25 10: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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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의 탄생, 책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인간을 편리하게 하는 물건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TV, 사물인터넷(IoT) 등 높은 과학 기술이 바탕이 된 것들도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 한편 칫솔·샴푸·옷핀·진공청소기·이쑤시개·쓰레기통·신발·연필·볼펜 같은 일상 용품은 늘 우리 곁에 존재했던 것처럼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렇다는 이 물건들은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

 '물건의 탄생'은 우리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물건들의 탄생 이야기에 주목한다. 평범한 물건에도 때론 놀랍고 때론 복잡한 역사가 숨어 있다. 앤디 워너는 작은 물건들이 지닌 사연들을 일러스트와 대사로 풀어낸다.

 진공청소기는 1901년 영국인 발명가 휴버트 부스가 발명했다. 그전까지 청소란 먼지를 털어내거나 바람에 날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먼지를 빨아들인다는 생각의 전환은 아주 획기적이었다. 최초의 진공청소기는 말이 끄는 수레에 매달아 움직이는 거대한 기계였다. 당시 영국 상류층 귀부인들 사이에서 인기 높은 구경거리로 마차가 청소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티 파티가 열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다양한 물건들의 탄생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등장한다. 발명가들의 배경과 이력은 각양각색이다. 종이 커피필터를 발명한 사람은 독일의 주부였다. 효율적인 구두 제조 기계를 개발해 사치품이었던 구두를 대중화한 사람은 19세기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미국에서 활동한 흑인이다. 19세기에 불과 열두 살 나이에 종이봉투를 발명한 여성 마거릿 나이트는 비슷한 시기에 종이봉투를 만들었다고 주장한 다른 남성과 오랜 기간 소송한 끝에 최초의 발명가임을 인정받았는데, 이 승리로 특허 소송에서 이긴 미국 최초의 여성이 되었다.

 이 책은 물건들의 탄생 과정뿐만 아니라 물건들에 관한 크고 작은 사실들도 흥미롭게 들려준다. 칫솔모는 지금은 나일론으로 만들어지지만 1930년대까지만 해도 동물 털로 만들었다. 주로 멧돼지털과 오소리털이 칫솔모로 쓰였는데, 나폴레옹은 특별히 말갈기를 사용했다.

 최초의 가로등은 지금의 가로등보다 200배나 밝아 의료 전문가들은 안질환과 신경쇠약, 심지어 주근깨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록에 따르면, 24시간 내내 작동하는 가로등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한 거위들이 떼죽음을 당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철사 클립이 노르웨이 국민의 자긍심의 상징이 된 경위, 영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 때 목재와 흑연을 아끼기 위해 연필깎이 사용을 금지한 일,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은 짧은 연필을 좋아해서 연필 공장에서 에디슨을 위한 짧은 연필을 특별히 생산했다는 사실 등 이전에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들이 책에 담겼다. 김부민 옮김, 220쪽, 1만3800원, 푸른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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