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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올 시즌 사망자 10명…등반 허가 남발 논란 재가열

등록 2017.05.25 11: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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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보체=AP/뉴시스】산악인들이 11일(현지시간)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네팔어로 사가르마타)가 정상등반에 성공했다. 지난 2014년 4월 산사태로 네팔인 셰르파 16명이 한꺼번에 사망하면서 네팔 쪽에서 오르는 등산로가 폐쇄되고 지난해 대지진이 일어나는 등 지난 2년간 에베레스트 등반이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사진은 지난 2월 19일 네팔 팡보체 베이스캠프 쪽에서 바라본 에베레스트산. 2016.05.12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세계 최고봉인 히말라야 에베레스트(티베트어 '초모랑마', 네팔어 '사가르마타')에서 올해 시즌 들어 모두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등반 허가 남발 논란이 또다시 가열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네팔의 한 구조팀은 지난 20일 에베레스트에서 실종된 인도인 등반가 라비 쿠마라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한 위험한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시신은 지난 22일 산소 농도가 낮고 고산병 위험이 높아 '죽음의 구역(death zone)'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목격됐다.

 네팔등산협회장 앙 체링은 "얼어붙은 시신을 그 곳에서 꺼내 오려고 하는 것은 극도로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쿠마르의 시신은 약 130kg의 얼음에 뒤덮여 있을 것"이라며 "다른 등반가들의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쿠마르의 시신 구조대는 가디언에 "솔직히 너무 위험한 작업"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시체가 있는 곳은 접근이 불가능하다"며 "카트만두 주재 인도 대사관을 통한 유족들의 압박으로 이번 일에 착수했다. 너무 위험하다고 인도대사관과 논의도 해 봤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쿠마르는 지난 20일 산 정상을 밟고 하산하다가 탈진해 실종된 뒤 사망했다. 이튿날 에베레스트에서는 미국 앨라배마의 현직 의사이자 등반가인 롤런드 이어우드, 슬로바키아 등반가 블라디미 스트르바, 호주 등반가 프란체스코 엔리코 마르체티의 시신이 발견됐다.

 구조팀은 이어 네 구의 시신을 더 수습했다. 앞서 올해 들어 이미 등반가 2명이 사망했다. 이로써 올해 사망자는 모두 10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네팔 정부가 등반가와 가이드에게 무분별한 등반 허가를 내주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네팔 정부는 외국인 373명에게 등반 허가를 내줬다. 이후 136명에게 추가 허가를 발급했다. 1인 평균 약 2만5000달러 수준의 등반료로 얻는 네팔 당국의 재정수입 때문인 것으로 지적된다.

 산악 전문가 앨런 아르애넷은 "최근 텐트 안에서 사용한 스토브에서 유독 가스가 유출돼 네 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기본 원칙도 지키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외국인 등반가가 가이드에게 자신의 안전을 담보로 돈을 냈는데 가이드가 그 임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며 "슬픈 죽음이 아니라 완전히 무책임한 죽음"이라고 말했다.

 영국 등반가 팀 모지데일은 "최근 몇년 간 등반로에 사람이 너무 많고 경험 없는 등반가가 늘었다"며 "이 둘의 조합은 '독성 혼합’이고 걱정스러운 방정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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