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vs 커제 2] 패 해소...알파고 2연승 유력

수세에 몰려 고전하는 커제…알파고에게 흔들기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세계 바둑 랭킹 1위 커제(20·중국) 9단을 상대로 2연승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의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는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 커제 9단과 알파고의 2국에서 알파고는 지난 23일과 돌을 바꾸어 흑을 잡았다.

 알파고의 첫 수는 우하귀 소목이었다. 이에 커제 9단은 우상귀 화점에 뒀다. 알파고의 세번째 수는 3·三(바둑판의 가로세로 각각 3선이 만나는 곳)으로 지난 23일 1국, 커제가 두었던대로 뒀다.

 무난한 초반으로 두었으면 하는게 커제의 바램이였을텐데 알파고 페이스에 말려 국면이 어려진 상황이다. 정리 안 된 곳이 많아 어려운 장면이지만 알파고는 빠른 착점을 보이면서 커제를 벼량 끝으로 몰아치고 있다.

 우상귀 접전에서 기세싸움이 있었지만 귀에 흑 넉점을 후수로 잡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커제가 날일자 걸쳐져있던 백을 벌리면서 손을 돌렸다.

 우상귀에서 이득을 보고 두터워진 알파고는 흑35로 좌변 모양을 한껏 키워나갔다. 흑39로 2선 젖히는 수보다는 그냥 2선에 늘어두는 것이 두터운 수로 보통이지만 선수 잡는것을 좋아하는 알파고는 거침없이 활용하는 모습.

 좌변 모양을 결정짓지 않고 또 다시 하변으로 손을 돌린 알파고는 계속해서 강력한 수법을 두며 커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커제는 우하귀가 흑집이 되어서는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우하귀부터 흔들기를 하고 있다. 서로 돌을 끊어가면서 초강수로 일관하고 있다.

 흑75까지 우하귀에 패가 나긴했지만 마땅한 팻감(패싸움의 대가로 이득을 보기 위해 사용하는 곳)이 없어 커제는 팻감 사전공작을 들어갔다. 우하귀 패를 바로 결정하지 못하고 좌하귀에 팻감을 만들고 백100으로 패를 결행하면서 패싸움으로 어지러운 상황.

 초반 실패로 계속해서 어려운 커제에게 흑119로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행마를 선보이는 알파고. 백114로 흑돌을 끊어올때 흑119는 준비되어있던 수로 감탄이 나오는 행마. 중앙을 봉쇄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으로 커제는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좌하귀 승부패를 걸어갔지만 백136 팻감을 받지 않고 흑137로 좌하귀 패를 해소해버렸다. 

 정확한 형세판단이 되는 알파고의 장점이 도드라지는 부분이다. 현재는 미세한 형세는 아닌 상황으로 집이 많은 알파고가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TV조선 해설을 맡은 이세돌(34) 9단은 "커제 9단이 확실히 평상시 모습과는 달랐다"며 "알파고는 전에 비해 훨씬 안정적으로 두고 있다. 여전히 인간이 생각하지 못한 수법들이 있다"고 말했다.

 알파고는 지난해 이 9단과 대결할 당시에는 1.0 버전이었으며, 이번 커제 9단과는 업그레이드된 알파고의 최신 버전 2.0으로 대결하고 있다.

 기존(1.0 버전)에는 16만여건의 기보를 통해 배우는 지도학습을 기반으로 강화학습을 병행했다. 하지만 2.0 버전은 인간의 기보를 참조하지 않고 스스로 학습했다.

 3국은 돌 가리기를 통해 흑, 백이 결정되며 27일 오전 11시30분부터 속행된다.

 대국은 중국룰로 진행되며 덤은 7집반이 적용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이며 초읽기는 60초 5회가 주어진다.

 세 차례의 대국에 걸린 우승상금은 150만 달러(약 17억원)다. 이와 별도로 커제는 세 판의 대국료로 30만달러(약 3억 4000만원)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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