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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류현진, 아쉽게 놓친 선발 자리…그래도 강렬했던 불펜 데뷔전

등록 2017.05.26 16:50:27수정 2017.05.26 17: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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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Angeles Dodgers pitcher Hyun-Jin Ryu, right, of South Korea, celebrates after their 7-3 win against the St. Louis Cardinals with catcher Yasmani Grandal during a baseball game in Los Angeles, Thursday, May 25, 2017. (AP Photo/Chris Carlson)

Los Angeles Dodgers pitcher Hyun-Jin Ryu, right, of South Korea, celebrates after their 7-3 win against the St. Louis Cardinals with catcher Yasmani Grandal during a baseball game in Los Angeles, Thursday, May 25, 2017. (AP Photo/Chris Carlson)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26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구원 등판하면서 관심을 모았던 류현진(30·LA 다저스)의 불펜 전환은 사실상 현실이 됐다.

 류현진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6-3으로 앞선 6회초 선발 마에다 겐타의 뒤를 이어 등판, 4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빅리그 데뷔 이후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지난 25일부터 류현진의 불펜 전환이 화두에 올랐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류현진의 롱릴리프 기용을 고려 중"이라고 말하면서부터다.

 2015년 5월 왼 어깨 수술을 받기 전까지 류현진은 다저스의 든든한 3선발이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인 2013년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고, 이듬 해에는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두 해 연속 15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왼 어깨 부상에 발목이 잡혀 2년간의 암흑기를 보낸 류현진은 선발 후보의 처지에서 올해 스프링캠프에 나섰다.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을 완전히 떨쳐낸 모습을 보인 류현진은 선발 한 자리를 꿰차는데 성공했다.

 류현진은 7경기에 선발 등판해 36이닝을 소화하면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4.75를 기록했다.

 빈약한 타선 지원 속에 패배 수가 늘어났다. 지난 1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4이닝 8피안타(1홈런) 10실점(5자책점)으로 빅리그 데뷔 최악의 투구를 하기도 했다.

 그의 구위도 부상 이전 같지 않았다. 부상 이전에 최고 시속 94마일(약 151㎞)까지 나왔던 그의 직구 구속은 좀처럼 시속 90마일을 넘기지 못했다. 이에 류현진은 지난 19일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변화구 비중을 늘리기도 했다.

 류현진이 선발투수로서 안정을 찾지 못한 가운데 팀 상황도 류현진의 입지를 흔들었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다저스의 선발 투수 자원이 7명으로 불어난 것이다.

 다저스는 결국 선발진 교통정리를 위해 최근 훌리오 우리아스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기로 결정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가지고 있는 류현진을 두고는 고심을 거듭했고, 결국 '롱릴리프'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2013년 빅리그에 데뷔한 이후 류현진이 구원 등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O리그에서 통산 190경기에 등판한 류현진이 구원 등판한 것은 9차례 있었다. 구원 등판한 9경기에서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을 냈다. 프로 데뷔 이후 유일한 세이브는 2006년 10월 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따낸 것이었다.

 선발 경쟁에서 밀린 것은 분명히 아쉬운 부분이지만, 류현진은 화려한 불펜 데뷔전을 치렀다.

Los Angeles Dodgers starting pitcher Hyun-Jin Ryu, of South Korea, throws against the St. Louis Cardinals during the sixth inning of a baseball game in Los Angeles, Thursday, May 25, 2017. (AP Photo/Chris Carlson)

Los Angeles Dodgers starting pitcher Hyun-Jin Ryu, of South Korea, throws against the St. Louis Cardinals during the sixth inning of a baseball game in Los Angeles, Thursday, May 25, 2017. (AP Photo/Chris Carlson)

세인트루이스 타자의 출루를 허용한 것은 세 차례 뿐이었다. 6회 콜튼 웡, 7회 토미 팜에게 안타를 맞았고, 9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선 웡에게 볼넷을 헌납했다. 실점은 없었다.

 14명의 타자를 상대로 51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삼진 2개를 솎아냈고, 볼넷은 1개만을 내줬다.

 선발 등판 때와 마찬가지로 류현진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90.9마일(약 146㎞)였다. 그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 위주로 세인트루이스 타자를 요리했다. 속구 비중을 확 줄였다.

 다저스 투수가 4이닝을 던지고 세이브를 따낸 것은 류현진이 2009년 라몬 트론코소 이후 8년 만이다. 첫 구원 등판에서 세이브를 챙긴 다저스 투수는 1970년 찰리 휴즈 이후 처음이다.

 현지 언론들은 류현진의 불펜 데뷔전에 대해 호평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류현진이 불펜 데뷔전에서 환하게 빛났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구원 등판한 류현진은 흔치 않은 4이닝 세이브를 쉬워보이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MLB.com은 "류현진이 롱릴리프 보직을 받아들인 것은 이타적인 일"이라고 강조히가도 했다.

 LA 타임스는 "마에다와 류현진으로 이뤄진 2인조가 다저스를 승리로 이끌었다. 마에다는 더 길게 던지고 싶어하고, 류현진은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하고 싶어해 계속 '1+1'으로 등판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날 마에다와 류현진은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봉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6회 올라온 류현진이 12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다. 이날 하루의 일이 될 수도 있지만, 마에다와 류현진의 '1+1' 등판이라는 색다른 전략은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로버츠 감독은 "마에다와 류현진의 조합은 상당히 치명적이었다. 류현진이 전에 해보지 않은 역할을 맡아준 것은 무척 이타적인 일"이라며 "류현진이 조금 더 그 역할에 편안함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칭찬했다.

 류현진은"오늘 처음으로 구원 등판해본 것이라 좋았었는지, 나빴었는지에 대해 말하기는 힘들다. 지켜봐야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여전히 선발 복귀를 노리고 있다.

 류현진은 "선발 투수로서 성적이 내가 원하는 만큼 좋지 못했고, 불펜으로 전환됐다. 여전히 마음 속에서는 선발 투수"라며 "선발로서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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