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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美·英 등 동맹국에 의존하던 시대 지났다"

등록 2017.05.29 02: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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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미나=AP/뉴시스】26일 지중해 구경을 마치고 첫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G7 정상들. 왼쪽부터 메이, 트뤼도, 마크롱, 트럼프, 메르켈, 아베. 2017. 5. 26.  

【타오르미나=AP/뉴시스】26일 지중해 구경을 마치고 첫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G7 정상들. 왼쪽부터 메이, 트뤼도, 마크롱, 트럼프, 메르켈, 아베. 2017. 5. 26.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은 더 이상 미국과 영국 등 동맹국에 의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취임 이후 유럽과 미국 간 갈등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데다가 영국마저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BBC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28일(현지시간) 뮌헨에서 열린 한 선거 유세에서 “우리가 동맹국들에게 완전히 의존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고 있다. 나는 이런 사실을 지난 며칠 동안의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이 미국과 영국은 물론 러시아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원하고 있지만 유럽은 이제 “스스로의 운명을 위해 싸워야 한다(fight for its own destiny)”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에마뉘엘 마크롱 새 프랑스 대통령과의 관계가 독일의 최우선 순위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27일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타오르미나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6명이 1명을 상대로 싸우는 형국”이었다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6~27일 이틀간 일정으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나머지 6개국 정상들과 사사건건 충돌했던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G7 정상들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 제재 이슈 등에서는 수월하게 공조를 다짐하는 쪽으로 합의에 도달했지만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행 등 다른 대다수 이슈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 부닥쳐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캠페인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트위터를 통해  다음 주까지 파리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한 최종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채택된 공동선언문은 기후변화 대응과 자유무역 옹호 등 이제까지 G7이 추구해온 가치에서 대폭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앞서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담에선 추가 방위비 지출을 요구하며 회원국들과 대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독일 간 무역 관행이 “나쁜, 매우 나쁜(bad, very bad)” 것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미국에 너무 많은 차를 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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