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칸 수상 실패했지만 韓영화 저력 과시…옥자·그후 화제성 최고

등록 2017.05.29 10:27:01수정 2017.05.29 10:59:3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칸(프랑스)=AP/뉴시스】70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지난 19일 프랑스 칸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의 포토콜이 열리는 가운데 봉 감독과 여배우 틸다 스윈튼, 안서현, 제이크 질렌할(오른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5.26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70번째 황금종려상이 스웨덴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더 스퀘어'에 돌아가면서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최고상을 받는 모습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봉준호·홍상수,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감독 두 명이 경쟁 부문에 진출하고도 수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결과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최고 권위 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저력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상은 못받아도 화제성은 최고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상대적으로 조용히 진행된 올해 칸영화제를 이른바 '넷플릭스 논란'으로 가장 뜨겁게 달군 작품이다.

【AP=칸/뉴시스】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옥자'의 봉준호 감독과 출연진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옥자'가 지난 4월 경쟁 부문 초청작 명단에 이름을 올리자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는 인터넷 스트리밍 배급 기반 영화를 과연 영화로 인정할 수 있는지를 두고 세계 영화인들이 갑론을박을 벌였다.

 심사위원장인 페드로 알보도바르 감독과 프랑스 영화계는 '극장 개봉 영화만 황금종려상을 받을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심사위원인 배우 윌 스미스 등은 '영화 플랫폼을 극장에 한정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번 논란은 영화제 사무국이 넷플릭스가 투자·제작·배급을 맡은 작품인 '옥자' 초청을 강행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다시 말해, 최고 권위의 칸영화제가 혹시나 있을지 모를 반발을 무릅쓰고 경쟁 부문 명단에 포함시킬 정도로 '옥자'가 뛰어난 작품이었다는 반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칸=신화/뉴시스】제70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진출작 '그 후'의 홍상수 감독이 22일(현지시간)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5.23

 '옥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언론 시사회 후 바뀌었다. 영국 가디언은 "컴퓨터 그래픽은 장관이고, 비주얼은 아름답다"며 '옥자'에 별 다섯개 만점을 안기며 극찬했다. 미국 유력 연예 매체인 버라이어티 또한 "수상권에 들었다"며 "영화를 본 언론과 비평가들은 '옥자'를 평하며 선구적(visionary), 사랑스러운(endearing)과 같은 단어를 쓰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물론 '옥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전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오락성과 작품성을 절묘하게 결합하는 봉 감독 특유의 연출력이 칸에서도 충분히 통했다고 볼 수 있는 반응이었다는 평가다.

 ◇칸이 사랑한 홍상수

【칸=신화/뉴시스】제70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된 한국영화 '그 후'의 홍상수 감독(오른쪽 두번째)와 배우 김민희(왼쪽 세번째) 등 제작진과 출연진이 22일(현지시간) 상영전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권해효, 조윤희, 김민희, 홍상수 감독, 배우 김새벽, 김형구 촬영감독. 2017.05.23

 홍상수 감독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그 후'를 경쟁 부문에, '클레어의 카메라'를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진출시켰다. 한 감독의 두 작품이 동시에 영화제에 초청받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로써 홍 감독은 9회에 걸쳐 10편의 작품을 칸에 보내게 됐다. 수상과는 거리가 있지만, 칸이 사랑하는 감독이라고 말하기엔 충분하다.

 '그 후' 또한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언제나 그랬듯이 유럽 매체들이 이 작품을 적극 지지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올해 경쟁 부문 최고 작품이 될 것'이라고 추어올렸고, '홍상수의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면서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이런 반응을 반영한 듯 '그 후'는 각 매체들이 영화제 기간 발행하는 각종 소식지 평점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클레어의 카메라'도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냈다. '흠 잡을 데 없다'는 평가와 함께 '단순하지만 아름답다', '홍상수식 영화 구조와 유머가 인상적인 작품' 등 긍정적인 평가가 줄을 이었다.

 외신들은 한국영화계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일종의 오락영화인 '옥자'와 저예산 작가주의 영화로 분류할 수 있는 '그 후'가 동시에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는 걸 주목하며 지난해에 이어 한국영화의 약진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