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수상 실패했지만 韓영화 저력 과시…옥자·그후 화제성 최고
봉준호·홍상수,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감독 두 명이 경쟁 부문에 진출하고도 수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결과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최고 권위 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저력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상은 못받아도 화제성은 최고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상대적으로 조용히 진행된 올해 칸영화제를 이른바 '넷플릭스 논란'으로 가장 뜨겁게 달군 작품이다.
심사위원장인 페드로 알보도바르 감독과 프랑스 영화계는 '극장 개봉 영화만 황금종려상을 받을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심사위원인 배우 윌 스미스 등은 '영화 플랫폼을 극장에 한정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번 논란은 영화제 사무국이 넷플릭스가 투자·제작·배급을 맡은 작품인 '옥자' 초청을 강행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다시 말해, 최고 권위의 칸영화제가 혹시나 있을지 모를 반발을 무릅쓰고 경쟁 부문 명단에 포함시킬 정도로 '옥자'가 뛰어난 작품이었다는 반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옥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전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오락성과 작품성을 절묘하게 결합하는 봉 감독 특유의 연출력이 칸에서도 충분히 통했다고 볼 수 있는 반응이었다는 평가다.
◇칸이 사랑한 홍상수
'그 후' 또한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언제나 그랬듯이 유럽 매체들이 이 작품을 적극 지지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올해 경쟁 부문 최고 작품이 될 것'이라고 추어올렸고, '홍상수의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면서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이런 반응을 반영한 듯 '그 후'는 각 매체들이 영화제 기간 발행하는 각종 소식지 평점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클레어의 카메라'도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냈다. '흠 잡을 데 없다'는 평가와 함께 '단순하지만 아름답다', '홍상수식 영화 구조와 유머가 인상적인 작품' 등 긍정적인 평가가 줄을 이었다.
외신들은 한국영화계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일종의 오락영화인 '옥자'와 저예산 작가주의 영화로 분류할 수 있는 '그 후'가 동시에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는 걸 주목하며 지난해에 이어 한국영화의 약진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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