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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치료비 걱정하는 외국인 아빠 도운 의사

등록 2017.05.29 16: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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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시스】을지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최민석 교수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4살 소녀 굴스호라의 목에 걸린 스프링을 수술없이 꺼내는데 성공했다. 사진 왼쪽부터 최민석 교수, 굴스호라, 아버지 파이줄로. (사진=을지대학교병원 제공)  

【대전=뉴시스】을지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최민석 교수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4살 소녀 굴스호라의 목에 걸린 스프링을 수술없이 꺼내는데 성공했다. 사진 왼쪽부터 최민석 교수, 굴스호라, 아버지 파이줄로. (사진=을지대학교병원 제공)    

【대전=뉴시스】이시우 기자 = 치료비 때문에 목에 걸린 스프링을 꺼내지 못하던 외국인 근로자의 딸이 국내 의료진의 도움으로 건강을 회복했다.

 을지대병원은 지난 26일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굴스호라(4)양의 목에 걸려 있는 스프링을 수술없이 제거하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굴스호라양은 3개월 전부터 원인을 모른 채 기침을 계속하자 동네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해 왔다. 별다른 차도가 없자 의사는 아이의 몸을 살폈고 목에서 스프링을 발견했다.

 의사는 큰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던 아버지 파이줄로씨는 발만 동동 굴렀다. 국내 거주 3개월이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기침을 계속하는 딸을 보고 기다릴 수만은 없어 을지대병원을 찾았다.

 아이를 마주한 을지대병원 흉부외과 최민석 교수는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 교수는 "증상이 기침, 가래 정도고 숨 쉬는 데 지장이 없었지만 처치가 지연될 경우 염증반응은 물론, 폐 기능의 손상, 심각하게는 폐 절제술이 필요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파이줄로씨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말에 다시 머뭇거렸다.

 딸을 앞에 두고 고민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안타까워한 최 교수는 도움을 주고 싶었다. 방법을 고민하던 최 교수는 절개하지 않고도 이물질을 꺼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아버지를 설득한 뒤, 치료를 시작했다.

 기관지 내시경으로 이물질의 위치를 정확하게 확인한 뒤 X선을 투시하며 집게로 이물질을 조심스럽게 건져 올렸다.

 아이의 좁은 기도에 집게를 직접 넣었다 빼내야 하기 때문에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 교수는 15분 만에 3개월 동안 목 안에 있던 스프링을 꺼내는데 성공했다.

 최 교수는 "아직은 회복 상태를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물질은 성공적으로 제거됐다"라며 "아이의 건강도 지키고 가족들에게도 현실적으로 도움을 준 것 같아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치료비 부담없이 아이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게 된 아이의 아버지도 연신 감사의 인사를 했다.

 파이줄로씨는 "딸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답답하고 속상했는데 정말 다행"이라며 "딸이 건강을 되찾는데 도움을 주신 최민석 교수님과 신경을 써 준 을지대학교병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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