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치료비 걱정하는 외국인 아빠 도운 의사
【대전=뉴시스】을지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최민석 교수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4살 소녀 굴스호라의 목에 걸린 스프링을 수술없이 꺼내는데 성공했다. 사진 왼쪽부터 최민석 교수, 굴스호라, 아버지 파이줄로. (사진=을지대학교병원 제공)
을지대병원은 지난 26일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굴스호라(4)양의 목에 걸려 있는 스프링을 수술없이 제거하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굴스호라양은 3개월 전부터 원인을 모른 채 기침을 계속하자 동네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해 왔다. 별다른 차도가 없자 의사는 아이의 몸을 살폈고 목에서 스프링을 발견했다.
의사는 큰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던 아버지 파이줄로씨는 발만 동동 굴렀다. 국내 거주 3개월이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기침을 계속하는 딸을 보고 기다릴 수만은 없어 을지대병원을 찾았다.
아이를 마주한 을지대병원 흉부외과 최민석 교수는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 교수는 "증상이 기침, 가래 정도고 숨 쉬는 데 지장이 없었지만 처치가 지연될 경우 염증반응은 물론, 폐 기능의 손상, 심각하게는 폐 절제술이 필요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파이줄로씨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말에 다시 머뭇거렸다.
딸을 앞에 두고 고민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안타까워한 최 교수는 도움을 주고 싶었다. 방법을 고민하던 최 교수는 절개하지 않고도 이물질을 꺼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아버지를 설득한 뒤, 치료를 시작했다.
기관지 내시경으로 이물질의 위치를 정확하게 확인한 뒤 X선을 투시하며 집게로 이물질을 조심스럽게 건져 올렸다.
아이의 좁은 기도에 집게를 직접 넣었다 빼내야 하기 때문에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 교수는 15분 만에 3개월 동안 목 안에 있던 스프링을 꺼내는데 성공했다.
최 교수는 "아직은 회복 상태를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물질은 성공적으로 제거됐다"라며 "아이의 건강도 지키고 가족들에게도 현실적으로 도움을 준 것 같아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치료비 부담없이 아이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게 된 아이의 아버지도 연신 감사의 인사를 했다.
파이줄로씨는 "딸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답답하고 속상했는데 정말 다행"이라며 "딸이 건강을 되찾는데 도움을 주신 최민석 교수님과 신경을 써 준 을지대학교병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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