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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베네수엘라 국채 28억불 매입…"정권바뀌면 가격↑"

등록 2017.05.29 16: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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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카스(베네수엘라) = AP/뉴시스】 베네수엘라 국기를 몸에 두르고 복면을 한 반정부 시위대원이 27일(현지시간) 카라카스 시내에서 탈취한 트럭들을 불태우며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 주말의 충돌로 또 2명의 총격 사망자가 발생, 두달째 이어져오는 시위사태의 사망자가 60명여명에 이르렀다. 2017.05.29   

【카라카스(베네수엘라) = AP/뉴시스】 베네수엘라 국기를 몸에 두르고 복면을 한 반정부 시위대원이  27일(현지시간) 카라카스 시내에서 탈취한 트럭들을 불태우며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  주말의 충돌로 또 2명의 총격 사망자가 발생,  두달째 이어져오는 시위사태의 사망자가 60명여명에 이르렀다. 2017.05.29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반정부 시위대의 대통령 퇴진 요구로 몸살을 앓는 베네수엘라 채권을 30억 달러 어치 가까이 사들였다. 야당은 이 투자은행이 돈줄이 마른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를 측면지원했다며 강력 반발했지만, 골드만삭스는 정권 교체에 대비한 재테크 차원에서 투자를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28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거래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골드만삭스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기업이 지난 2014년 발행해 2022년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28억 달러 어치(약 3조 1393억원 어치)를 액면가 1달러당 31센트, 8억6500만 달러(약 9708억원)에 지난 주에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같은 만기의 베네수엘라 국채보다 31% 더 할인된 가격이다. 베네수엘라 국채는 수익률이 높은데다 마두로 정부 또한 상환의지를 분명히 해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돼 왔다고 WSJ은 전했다.

 골드만삭스의 베네수엘라 채권 투자는 민감한 시기에 이뤄졌다. 마두로 대통령 반대자들이 미국이나 유럽의 금융기관을 상대로 현 정부와 거래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만성적인 채무 불이행 우려로 이자율이 30%에 달하는 국채 가격이 정부가 바뀌면 두 배 이상 오를 수 있다고 보고 투자를 꾸준히 늘려왔다.

 골드만삭스가 매입한 이 국채는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그동안 보유해 왔다. 이 투자은행은 국채 매입 조건을 놓고 중앙 정부를 거치지 않고, 브로커와 직접 거래했다고 WSJ은 전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는 이번 채권 매각으로 4억4200만 달러(약 4957억) 더 늘어난 108억 달러(약 12조 1143억원)로 급증했다.

 베네수엘라 의회의 금융소위원회 소속의 야당의원 앙헬 알바라도는 이날 WSJ과 인터뷰에서 “골드만삭스는 이번 거래로 역사의 잘못된 쪽에 가담하고야 말았다”면서 “이번 결정은 도덕적, 사업적 잣대에 비춰볼 때 잘못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야당이 집권한다면 골드만삭스와 거래를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버스 운전사에서 노조 지도자,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부통령을 거쳐 대통령이 된 입지전적인 인물로, 지난 대선에서 야권 통합후보인 엔리케 카프릴레스에 1.5%포인트 차로 신승을 거뒀다.

 하지만 그가 부임한 이후 베네수엘라 국내총생산(GDP)이 무려 27% 쪼그라든 데다, 올 들어 식료품과 의약품 부족 사태로 길거리 시위가 연일 격화되는 등 정정불안이 확산되면서 퇴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이 무려 720%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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