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 액션은 정말 강렬한데…女히어로 2% 아쉬움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DC코믹스의 새 히어로 영화 '원더우먼'(감독 패티 젠킨스)이 29일 오후 언론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 됐다.

 기대했던 대로 지금껏 선보인 적 없는 여성 영웅 캐릭터의 강렬한 액션이 인상적이고, DC코믹스 특유의 세계에 대한 메시지가 묵직하게 담긴 작품이었다는 평가다.

 ◇'원더우먼'은 어떤 이야기?

 원더우먼(갤 가돗)은 DC코믹스의 전작인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감독 잭 스나이더)에서 처음 공개된 여성 영웅이다. 길지 않은 출연이었지만, 강렬한 등장과 화려한 액션으로 침체에 빠진 DC코믹스를 구원할 캐릭터로 주목받았다. 실제로 원더우먼은 배트맨·슈퍼맨과 함께 DC코믹스를 대표하는 영웅 캐릭터다.

 영화 '원더우먼'은 원더우먼의 탄생을 다루는 작품이다. 제우스의 뜻을 받아 세상과 단절된 섬 데미스키라에서 살아가는 여성 전투 부족 아마존의 공주 다이애나가 우연히 이 섬에 불시착한 영국군 조종사 스티브(크리스 파인)를 만나고, 그와 함께 지구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지상낙원에서 살아가던 원더우먼이 전쟁을 접하고, 전쟁을 일으킨 인간이라는 존재에 관해 고민하면서 진짜 영웅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액션은 어땠나

 이 작품의 액션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아마존 부족이 섬을 침입한 독일군과 싸우면서 보여주는 첫 번째 대규모 전투 시퀀스, 참전한 원더우먼이 독일군을 제압해 가는 과정, 마지막으로 최종 적을 만나 자신의 능력을 폭발시키는 장면이다.

 아마존과 독일군의 해변 전투 장면은 말을 타고 활을 쏘며 칼을 휘두르는 아날로그 스타일의 액션이다. 인간의 신체 능력을 뛰어넘는 아크로바틱한 장면과 함께 '트로이'와 같은 전쟁 영화에서 봤던 액션이 담겼다. 이후 액션에서는 원더우먼의 능력이 본격적으로 보여지는데, 앞서 어떤 히어로 영화에서 나온 적 없는 칼과 방패와 채찍을 활용한 액션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창의적인 액션 시퀀스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고, 클라이맥스에서 원더우먼의 능력이 폭발하며 펼쳐지는 액션신(scene)이 컴퓨터 그래픽에 과도하게 의존한 측면이 커 관객의 고른 지지를 끌어내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어떤 메시지가 담겼나

 DC코믹스의 전작들인 '맨 오브 스틸'(2013)과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2016)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게 정리되지 않은, 무거운 메시지였다. '원더우먼'에는 이를 의식한 듯 더 간결하게 그렇지만 가볍지 않게 메시지를 전하려고 노력한 부분들이 엿보인다.

 요약하자면 이 작품의 메시지는 전쟁을 일으킨 인간에 대한 실망과 좌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를 지켜나가야 할 이유가 되는 인간 사랑에 대한 깨달음인데, 이 메시지 자체가 히어로 영화를 주로 소비하는 젊은 관객에게 얼마나 통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시지 부분에서 기대를 모았던 것 중 하나가 여성 캐릭터 영화로서 '원더우먼'이 보여줄 페미니즘적인 요소들이었다. 그러나 여성주의 관점에서 의미있다고 할 수 있는 요소들이 두드러지지는 않아 실망할 관객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더우먼'은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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