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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현 "상상도 못한일…한국적 록음악 세계 인정 기뻐"

등록 2017.05.30 15: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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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CJ문화재단 튠업 헌정앨범 '신중현 THE ORIGIN' 발매 미디어데이가 열린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신중현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CJ문화재단의 대중음악 지원 프로그램 '튠업'에 선정된 젊은 뮤지션들이 참여한 이번 앨범에는 '미인'을 포함한 신중현과 엽전들 1집에 수록된 '저 여인' 등 록 사운드 11곡이 수록됐다. 2017.05.3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CJ문화재단 튠업 헌정앨범 '신중현 THE ORIGIN' 발매 미디어데이가 열린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신중현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CJ문화재단의 대중음악 지원 프로그램 '튠업'에 선정된 젊은 뮤지션들이 참여한 이번 앨범에는 '미인'을 포함한 신중현과 엽전들 1집에 수록된 '저 여인' 등 록 사운드 11곡이 수록됐다. 2017.05.30.  [email protected]

■한국 뮤지션 처음, 버클리 음대 명예박사 학위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상상도 못했죠. 제 음악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제 음악이 세계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인정받을 수 있을 지 꿈에도 몰랐어요."  

 30일 오전 CJ아지트 광흥창에서 만난 '한국 록의 대부'인 기타리스트 신중현(79)은 최근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한국 뮤지션으로는 처음으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것에 대해 "저로서는 더 이상의 바람은 없을 정도로 결실을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중현은 이달 13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세계적인 음악 교육기관 버클리음대 학위 수여식에서 로저 H 브라운 총장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세계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학교인 버클리 음대는 1971년 재즈 전설 듀크 엘링턴을 시작으로 전방위 뮤지션 퀸시 존스, 영국 글램록 스타 데이비드 보위 등 대중음악 발전에 기여한 뮤지션들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해왔다.  

 이번에 신중현은 전설적인 뮤지션인 라이오넬 리치, 루신다 윌리엄스, 토드 룬드그렌, 네일 포트나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상준 CJ문화재단 사무국장은 "버클리 음대에서 신중현 선생님께 명예박사 학위를 드리고 싶은데 연락을 취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연락이 왔다"며 "미국까지 알려진 선생님의 음악을 한국에 더 알리고 깊게 만들고 싶어서 작년 10월부터 헌정앨범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CJ문화재단 튠업 헌정앨범 '신중현 THE ORIGIN' 발매 미디어데이가 열린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신중현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CJ문화재단의 대중음악 지원 프로그램 '튠업'에 선정된 젊은 뮤지션들이 참여한 이번 앨범에는 '미인'을 포함한 신중현과 엽전들 1집에 수록된 '저 여인' 등 록 사운드 11곡이 수록됐다. 2017.05.3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CJ문화재단 튠업 헌정앨범 '신중현 THE ORIGIN' 발매 미디어데이가 열린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신중현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CJ문화재단의 대중음악 지원 프로그램 '튠업'에 선정된 젊은 뮤지션들이 참여한 이번 앨범에는 '미인'을 포함한 신중현과 엽전들 1집에 수록된 '저 여인' 등 록 사운드 11곡이 수록됐다. 2017.05.30.  [email protected]

 신중현은 "세계적인 음악인들과 함께 같이 앉아 있었다는 것이 꿈과 같은 이야기였다"고 했다. 학위를 받은 이후 현지에서 기타를 들고 연주를 했는데 "불행하게도 제가 원한 엠프가 준비가 안 돼 좀 더 과시를 할 수 있었는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최근 문화예술계는 박근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로 상심이 컸는데 신중현은 앞서 박정희 정권에서 문화 탄압을 받은 상징적인 존재로 통한다.

 지난겨울 광화문에서 울려퍼진 '아름다운 강산'은 '신중현과 엽전들' 2집(1974) 수록곡이자 이선희가 1988년 불러 유명해졌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반발심으로 만들어진 곡이다.

 70년대 히트곡 작곡가였던 신중현에게 당시 청와대는 '각하(박정희)의 노래를 만들라'라는 내용이 담긴 강권의 전화를 했다. 즉 '박정희의 찬양가'를 만들라는 것이었다.

 신중현의 아들인 기타리스트 신대철은 앞서 "아버지는 그런 노래는 만들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이후 공화당이라며 다시 전화가 왔었다고 한다. 역시 같은 내용이었고 만약 만들지 않으면 다친다라는 협박도 한다. 그러나 재차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신중현의 작품들은 줄줄이 금지곡이 됐다. 당시 국민가요로 통하던 '미인' 뿐만 아니라 김추자가 불렀던 '거짓말' 등 많은 신중현이 만든 수십곡이 금지됐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CJ문화재단 튠업 헌정앨범 '신중현 THE ORIGIN' 발매 미디어데이가 열린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신중현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CJ문화재단의 대중음악 지원 프로그램 '튠업'에 선정된 젊은 뮤지션들이 참여한 이번 앨범에는 '미인'을 포함한 신중현과 엽전들 1집에 수록된 '저 여인' 등 록 사운드 11곡이 수록됐다. 2017.05.3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CJ문화재단 튠업 헌정앨범 '신중현 THE ORIGIN' 발매 미디어데이가 열린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신중현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CJ문화재단의 대중음악 지원 프로그램 '튠업'에 선정된 젊은 뮤지션들이 참여한 이번 앨범에는 '미인'을 포함한 신중현과 엽전들 1집에 수록된 '저 여인' 등 록 사운드 11곡이 수록됐다. 2017.05.30.  [email protected]

 신중현은 "지금 우리 젊은이들의 음반을 듣고 깜짝 놀란 것은 음악성이 엄청나다는 것"이라며 "이런 분위기에서 정책이 (…) 잘못돼서 블랙리스트 등 여러 가지가 생겼는데 정말 이런 것은 불행한 것"이라고 했다.  

 "제가 옛날 음악인이지만 그 때 당시(박정희 정권)로는 현대적인 감각으로 녹음을 했어요. 후배들이 음악을 할 때 기본적으로 틀을 무너트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기 음악성 특징을 살리면 이 시대에 바람직한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1938년 서울에서 태어난 신중현은 1955년 미8군 무대를 오가며 음악을 시작했다. 이후 1963년 국내 최초의 록 밴드 '애드훠(ADD4)를 결성, 한국 록음악의 창시자가 됐다. 지금까지도 가수들이 새롭게 재창조하고 있는 '미인' '꽃잎' '봄비' '님은 먼 곳에' '아름다운 강산' 등 수많은 히트곡들의 주인공이다.

 버클리음대 브라운 총장은 신중현에게 기타를 헌정한 유명 기타 브랜드 '펜더'의 제품 전략가 리처드 맥도날드의 말을 인용, '절대적인 전설'이자 '끊임없이 발전하는 예술가'라고 했다. 또 "고난도의 기타 기교를 가지고 1960년대 사이키델릭 록부터 1980년대 파워 팝까지 아울렀다"고 부연했다.

 CJ문화재단(이사장 이재현)이 대중음악 지원 프로그램 '튠업'에 선정된 젊은 뮤지션들과 함께 만든 신중현의 헌정앨범 '신중현 디 오리진(THE ORIGIN)' 역시 그의 진가를 입증하는 앨범이다.  

 1974년 발매된 '신중현과 엽전들 1집'에 대한 헌정 앨범이다. 한국 전통음악에서 주로 사용하는 5음계를 이용해 한국적인 멜로디를 서양 하드록에 적용했다. 그루브하면서도 시원한 하드록의 진행이 듣는 이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는 평을 받는다. 당시 한국 총 인구수였던 '3000만의 노래'라는 칭호가 붙을 정도로 상업적으로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CJ문화재단 튠업 헌정앨범 '신중현 THE ORIGIN' 발매 미디어데이가 열린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신중현(왼쪽 네번째)과 블루파프리카, 제작관계자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CJ문화재단의 대중음악 지원 프로그램 '튠업'에 선정된 젊은 뮤지션들이 참여한 이번 앨범에는 '미인'을 포함한 신중현과 엽전들 1집에 수록된 '저 여인' 등 록 사운드 11곡이 수록됐다. 2017.05.3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CJ문화재단 튠업 헌정앨범 '신중현 THE ORIGIN' 발매 미디어데이가 열린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신중현(왼쪽 네번째)과 블루파프리카, 제작관계자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CJ문화재단의 대중음악 지원 프로그램 '튠업'에 선정된 젊은 뮤지션들이 참여한 이번 앨범에는 '미인'을 포함한 신중현과 엽전들 1집에 수록된 '저 여인' 등 록 사운드 11곡이 수록됐다. 2017.05.30.  [email protected]

 이번에는 ABTB가 '생각해', 아시안체어샷이 '그 누가 있었나봐', 블루파프리카가 '긴긴 밤', 남메아리X이정아 팀이 '나는 너를 사랑해', 포헤르츠가 '저 여인' 등을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수록했다. 뮤지션 정재일이 프로듀싱한 곡인 '아름다운 강산'은 스페셜 트랙으로 삽입됐다.  

 앨범의 성격을 잘 보여주면서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곡은 역시 1번 트랙 '미인'이다. 편곡자 양시온은 "한국 대중 음악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곡인 '미인'을 여러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편곡으로 만드는 일은 부담스럽지만 동시에 영광스러운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헌정 앨범 자체가 자신에게 과분하다고 겸손한 신중현은 "1973~1974년은 세계적으로 록 붐이 일어났고 하나의 사명감이 들었다"며 "록이라는 장르가 어떤 음악의 흐름이라기보다 세계적인 문화 교류를 할 수 있는 발판, 역할을 했다"고 떠올렸다.

 한국적 록의 뼈대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록 음악이라는 것은 모든 음악을 수용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며 "자기네 나라 문화를 그 음악에 얹어서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교류하는 음악성이 있다 보니 저로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고 한국적 록 음악을 한 것이 '신중현과 엽전들'이었죠"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의 총괄 디렉터인 정원영은 "신중현 선생님은 음악 마니아라면 누구나 어렸을 때부터 동경해온 뮤지션이라 영광스럽다"며 "여전히 멋지고 건강하시고 정신도 살아있어요. 음악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정신 건강, 몸의 건강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안 된다고 말씀하신 것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프로듀서를 맡은 밴드 '못(MOT)'의 이이언은 헌정 앨범에 참여한 뮤지션을 선발한 기준에 대해 "참여를 원하는 팀의 데모곡을 먼저 들었는데 원곡의 숨겨진 가능성을 잘 보여준 팀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고 했다. "원곡을 많이 바꿨다고 해서 새로운 것은 아니고 어떻게 달라졌는지 얼마나 적절했는지를 봤어요."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CJ문화재단 튠업 헌정앨범 '신중현 THE ORIGIN' 발매 미디어데이가 열린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신중현(왼쪽 네번째)과 블루파프리카, 제작관계자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CJ문화재단의 대중음악 지원 프로그램 '튠업'에 선정된 젊은 뮤지션들이 참여한 이번 앨범에는 '미인'을 포함한 신중현과 엽전들 1집에 수록된 '저 여인' 등 록 사운드 11곡이 수록됐다. 2017.05.3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CJ문화재단 튠업 헌정앨범 '신중현 THE ORIGIN' 발매 미디어데이가 열린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신중현(왼쪽 네번째)과 블루파프리카, 제작관계자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CJ문화재단의 대중음악 지원 프로그램 '튠업'에 선정된 젊은 뮤지션들이 참여한 이번 앨범에는 '미인'을 포함한 신중현과 엽전들 1집에 수록된 '저 여인' 등 록 사운드 11곡이 수록됐다. 2017.05.30.  [email protected]

 신중현은 이번 앨범에 대해 깜작 놀랐다고 했다. "신중현과 엽전들의 음반은 '한국적인 록'에 대한 야심을 품고 만든 음반인데 곡이 완전히 새로운 모양으로 나타났다"며 "역시 좋은 후배들이 있었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너무 좋았다. 앞으로도 이런 형식의 앨범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발의 머리에도 여전히 정정한  60여년 음악인생의 신중현은 에너지와 열정의 원천에 대해 "저는 아는 게 음악밖에 없다보니 음악에 열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음악으로, 인생을 보낸 건 운명이에요. 천직이죠. 하늘이 준 일이니, 그래서 저로서는 최선을 다했죠. 그래서 지금까지 음악을 떠나지 않은 거예요. 음악을 떠나면 저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신중현 디 오리진' 음원 파트1은 31일, 파트2가 6월7일, 전체 앨범이 같은 달 14일 등 순차적으로 발매된다. 그달 24일에는 CJ아지트 광흥창에서 헌정앨범 발매 기념 공연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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