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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 김옥빈 "제가 겁이 없어요…계속 액션 하고 싶어"

등록 2017.06.01 14:53:04수정 2017.06.07 19: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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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영화 '악녀'의 숙희역을 맡은 배우 김옥빈이 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6.01.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영화 '악녀'의 숙희역을 맡은 배우 김옥빈이 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6.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는 한국 액션영화가 어디까지 진화했는지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장르 편중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국내 영화계에서, 이제는 유행이 지난 것처럼 보이는 액션을 끝까지 밀어붙인 정병길 감독의 집념이 고스란히 담겨 유의미한 결과를 내보인 영화가 바로 '악녀'다. 

 정 감독의 야망을 온몸으로 체현해낸 배우 김옥빈(30)은 말 그대로 모든 걸 건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온갖 종류의 총과 칼은 물론 무기가 될 수 있을 만한 물건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손에 쥐고, 구르고 뛰고 부딪히고 날아다닌다.

 여배우로서는 물론이고 현재 모든 한국배우를 통틀어 이정도 액션을 선보인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박찬욱 감독의 '박쥐'(2009) 이후 잠시 정체된 것처럼 보였던 그의 필모그래피는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장을 연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영화 '악녀'의 숙희역을 맡은 배우 김옥빈이 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6.01.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영화 '악녀'의 숙희역을 맡은 배우 김옥빈이 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6.01. [email protected]


 "'액션 전문 배우'로 불려도 좋아요. 오히려 기분 좋은 일이죠. 제가 못했으면 그런 말이 붙겠어요?"(웃음)

  1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김옥빈은 "촬영 들어가기 전에 3개월 반 동안 액션 트레이닝을 받았다"며 "그 기술들을 이번에만 쓰고 잊어버리는 건 아까워서 또 다른 액션영화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의 한 장면.

【서울=뉴시스】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의 한 장면.


 액션은 육체·정신적으로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이 장르에 도전한 많은 배우가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그건 단순히 몸을 써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동시에 액션에 걸맞은 연기까지 펼쳐 보여야 해서다. 강도 높은 액션 연기를 선보인 배우들은 흔히들 우스갯소리로 다시는 액션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옥빈은 달랐다. 계속해서 액션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정말 해보고 싶은 장르 중 하나였어요. 없어서 못 했던 거죠. 망설일 이유가 없었어요.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몸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장르를 해보고 싶습니다. 더 센 액션도 해보고 싶고요, 스포츠 영화, 뮤지컬 영화도 하고 싶어요. 제가 가진 재주를 다 써봐야죠. 제가 좀 겁이 없어요."(웃음)

 영화는 아버지를 잃고 킬러로 자란 숙희(김옥빈)가 국가 비밀 조직의 일원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아버지와 남편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된 그가 무자비한 복수에 나서면서 영화는 피를 튀기기 시작한다. 김옥빈의 설명에 따르면, 숙희는 사랑하는 게 많은 인물이다. 아버지를, 남편을, 아이를, 친구를 사랑했지만 그들 모두를 지키지 못해서 슬픈 여자다.

【서울=뉴시스】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의 한 장면.

【서울=뉴시스】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의 한 장면.


 그는 숙희라는 캐릭터에 대해, "육체와 정신 모두를 힘들게 하는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액션에 감정을 담아야 하잖아요. 숙희의 소녀같은 성격과 강렬한 액션이 처음에는 매치가 잘 안 됐어요. 많은 레퍼런스들을 참고하면서 두 가지를 일치시켜 갔죠."

 김옥빈은 '악녀' 촬영 전 여배우가 주인공인 액션영화는 대부분 찾아봤다고 했다. 우마 서먼이 주인공을 맡은 '킬 빌'은 물론 스칼릿 조핸슨이 주연한 '루시', 지나 데이비스가 열연한 90년대 액션영화 '롱 키스 굿나잇'까지 섭렵했다. 김옥빈은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한나'(2011)였다. 주인공의 소녀성이 '악녀'의 숙희와 유사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악녀'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주목받은 작품이 아니었다. 영화의 존재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건 개봉 직전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면서다. 영화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진출, 현지에서 큰 호평을 끌어냈다. 김옥빈이 칸에 간 건 2009년 '박쥐'가 심사위원상을 받았던 62회 이후 8년 만이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영화 '악녀'의 숙희역을 맡은 배우 김옥빈이 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6.01.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영화 '악녀'의 숙희역을 맡은 배우 김옥빈이 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6.01. [email protected]


 "어렸을 때는 뭐가 뭔지도 몰랐어요. 박수 받는 게 어딘가 어색하고 부끄럽고 민망했죠. 이번에는 달랐어요.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상영이 끝나고 박수가 나올 때 이 순간이 오래 지속됐으면 했어요. 이 작품을 찍으면서 했던 고생에 대한 보상 같았으니까요."

 김옥빈은 '악녀'가 자신의 대표작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과거에 인터뷰를 하면서 배우 생활 마칠 때쯤에 대표작 세 편이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어요. 그 중 첫 번째 영화가 아마 '박쥐'일 거예요. '악녀'도 그 중 한 편이 됐으면 좋겠어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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