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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대 물탱크 파열 소동을 보며···지진시 물탱크 안전을 걱정한다

등록 2017.06.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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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대 물탱크 파열 소동을 보며···지진시 물탱크 안전을 걱정한다


【서울=뉴시스】 노후된 물탱크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파손될 수 있음을 지난 1일 발생한 이대 물탱크 파열 사건에서 확인했다. 소방용 25톤용량의 고가수조가 파손되면서 7톤의 물이 옥상에서부터바닥으로 쏟아져내렸다.
 이 사건으로 천장이 무너지고 누전의 위험에 노출되면서 1000여명이 대피하면서 건물이 폐쇄됐다.
 소방서에서는 물탱크의 노후가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물탱크는 설비중에서 최고의 중량물이다. 수위가 오르내림에 따라 변동수압에 따른변위가 지속적으로 가해진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물탱크의 붕괴로 위험상황이 발생하고 있지만 특히 지진 발생시 물탱크의 파손은 매우 심각한 위험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지구전역의 지진활동이 매우 활성화 하고 있는 지진시대에 2016년 1월 국민안전처의‘소방시설의 내진설계 기준’ 시행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시기적절한 조치임에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 시행후 약 9개월간 국민안전처에는 시행기준의 폐기 및 완화를 요구하는 민원이 폭주했다고 한다. 6월23일과 9월12일,두차례의 운영지침으로도 소방내진설계의 시장정착은 요원한 듯했다.
 그러다 경주에서 지진규모 5.1과 5.8의 지진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소방시설의 내진설계 기준 시행과 관련한 민원은 자취를 감췄고 관련 소방공무원들은 지진대책을 선도적으로 제정한 공로로 타부서로 영전했다.
 그러나 새로 업무에 투입된 공무원들은 전혀 다른 난관에 처하게 됐다. 앞선 두번의 운영지침에서 이뤄진 기준완화로 실제적으로는 소방방재기능이작동하지 않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즉, 소방 내진설계기준 적용의 핵심인 소화수조의 내진설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있는 것이다.
 현재 일선 소방서에서 수행하고 있는 소화수조의 내진설계는 ▲일반탱크에 방파판을설치하고 ▲앵커강도계산서를 제출하면 허가동의서를 발급해주고 있다.
 하지만 위의 두 가지는 내진설계라 할 수 없다.
 그 근거가 되는 4가지를 기술하면첫째 뉴턴의 운동 제2법칙 F=m·a에 따른 수평지진력은 방파판과 무관하게 탱크 외
벽에 작용하는데 벽체가 이를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 되지 않으면 붕괴되기 때문이다.
 둘째 수조 자체가 내진설계 되어야 한다는 것은 모든 기술자들에게 공지의 사실이다.내진전문가 및 소방기술자 외에도 소방제도과 및 일선 소방서에서도 숙지할 수 있는기초이론이다.
 셋째 (재)대한건축학회에서 발행한 수조 보고서에 따르면 앵커강도계산을 위해서는▲수조 외벽의 횡강성 확보 ▲수조 바닥의 면내강성 확보 ▲접합부 강성 확보를 우선 필요조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넷째 한국내진안전기술원의 수조 내진설계 표준운영지침에서 따르면 소방방재기능의유실을 막기 위해 반드시 성능 검증된 내진탱크를 설치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그 외에도 앵커강도계산서를 마치 수조의 구조계산서인 것처럼 잘못 알고 있기 때문에실제적으로는 수조의 내진설계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건축주는 내진설계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수조가 내진성능을 갖지못함으로 인해서 지진시 소방방재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내진설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일본에서도 물탱크의파손으로 인한 피해는 2차 피해를 동반하기 때문에 수조의 내진안전율은 매우 높게 관리하고 있다.
 일본 중앙대학 구조공학교수인 히로카즈 히라노의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동일본 지진으로 센다이 시의총 196개 초·중등학교 물탱크의 62.32%가 손상되었고 11개의 탱크는 완전히 파괴되었다. 또 센다이 의료센터의 고가탱크가 파괴되어 100개 이상의 병실이 폐쇄됐다.
 참고로 일본은 물탱크 내진기준을 옥상수조의 경우 수평진도 2.0g, 1층 이하의 경우수평진도 1.5g에 구조안전성을 확보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2017년 4월 수조업체 및 전문가 회의를 통해 국내에서도 내진탱크 적용은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럼에도 일선소방서에 운영지침이 전달되지 못하는 이유가 민원발생이 두려워 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바른 내진설계 운영지침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지금 이 시간에도 내진성능을 갖추지못한 수조를 내진설계된 것으로 잘못알고 설치하는 소방내진 부실건물이 쏟아지고 있다.
 지진 재해, 특히 인재(⼈災)로 인한 지진재해는 이미 시작됐다. 이러한 재해가 진정으로 국가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모든 대형사고에는 징조가 있지 않은가?이대 물탱크 붕괴 소동에서 지진시 물탱크 안전을 배워야 한다.

                                                                                       <한국내진안전기술원 전문위원 이형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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