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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고층 아파트 화재 계기, 英 빈부격차 사회 갈등 심화

등록 2017.06.16 10: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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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영국 시민들이 15일(현지시간) 런던에서 고층 아파트 화재로 집을 잃은 주민들에게 나눠 줄 구호품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 14일 그레펠타워에서 발생한 화재로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해 제기된 건물 안전 문제가 사회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2017.06.16

【런던=AP/뉴시스】영국 시민들이 15일(현지시간) 런던에서 고층 아파트 화재로 집을 잃은 주민들에게 나눠 줄 구호품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 14일 그레펠타워에서 발생한 화재로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해 제기된 건물 안전 문제가 사회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2017.06.16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영국 런던 고층 아파트 화재를 계기로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계층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AP통신은 15일(현지시간) 고층 아파트 그렌펠타워 화재에 대한 분노가 사회계층간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에 사는 한 음악가는 이날 현지 TV 방송사 채널4에 "(화재로) 숨지거나 집을 잃은  사람들은 가난하기 때문에 이 같은 변을 당했다"라며 "부자들은 적절한 화재 안전 조치 없이 이런 건물에서 절대 살지 않는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2015년 정부자료에 따르면 그렌펠타워 지역은 영국 내 빈곤지역 10% 중에서도 가장 빈곤한 곳으로 꼽힌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공공 임대 아파트인 그렌펠 타워가 있는 지역 바로 옆에는 켄징턴과 첼시, 노팅힐과 홀랜드파크 등 영국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곳에는 유명 연예인들의 집과 투자은행 본점이 즐비하다. 즉, 그렌펠 아파트 지역은 영국 내 빈부격차를 상징하는 곳이라 해도 과언인 아닌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 14일자 기사에서 그렌펠타워를 "사회적 모순이 함의된 곳"으로 지적했다.  WP에 따르면 런던의 부유층이 사는 동네인 켄싱턴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그렌펠 타워는 매매가격이 종종 100만 파운드(약 14억원) 를 넘지만, 건물관리회사인 '켄싱턴·첼시 임대관리소'가 관리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따라서 입주 주민들 중에는 저소득층, 이주민, 장애인들이 유난히 많다. 15일 사망자 중 첫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사람도 난민 출신으로 밝혀졌다. . 

 그렌펠 타워 인근 지역에 있는 25곳의 공공임대주택을 전전하며 살아 온 80대 할머니는 CNN에 “우리가 하는 말을 듣는 사람이 없다”라며 “5년 전 문이 고장 나서 시정부에 고쳐달라고 요청했는데 아무도 듣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시정부는 나보고 문을 그냥 놔두라고 했다”라며 “건물 전체가 지금 겉만 번지르르 하다. 건물이 겉만 보면 재건된 것 같지만, 잘 둘러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 발생한 화재는 끔찍한 참사"라며 "지금이라도 시정부가 우리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의 조카도 그렌펠타워에 살고 있는데 그의 아파트가 3층에 있어서 다행히 목숨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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