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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4년만에 재기 박정훈 올어바웃웨어 대표"한때는 빚독촉 전화, 하루 400통 받아"

등록 2017.06.2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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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4년만에 재기 박정훈 올어바웃웨어 대표"한때는 빚독촉 전화, 하루 400통 받아"


세계 최초로 3D 양발 키오스크 스캐너 개발
이달 28~30일 일산 킨텍스에서 대규모 전시회 열어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남들보다 빠른 기술력이 오히려 시장 환경을 앞질러 실패를 맛본다. 모순 같지만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계에선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세계 최초로 3D 양발 키오스크 스캐너를 개발한 '올어바웃웨어'의 박정훈 대표 이야기다. 이 회사는 세계인의 인체 데이터 플랫폼을 목표로 성장 중인 스타트업이다.

3D 스캔을 활용해 인체 치수를 수집·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발 관련 피팅(Fitting), 수제화 주문 제작(MTO), 안창(insole) 등 다양한 웨어러블 제품을 3D 프린팅 기술로 기존 산업과 연결하는 혁신적인 인체 데이터 플랫폼을 고안한 지적기술 중점 벤처기업이다.

박 대표는 2009년 야심차게 스타트업으로 창업해 2년 만에 가상현실 그래픽과 데이터 사업을 통해 15억원가량의 연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시장 여건이 녹록치 않았다. 기업들의 인식 부족으로 더 이상 판로를 넓히지 못했다. 모 대기업은 불명확한 입장으로 프로젝트의 진행을 사실상 막았고, 개발 중단, 협력업체 2~3개사의 부도는 치명적이었다.

결국 박 대표는 2013년 수억원의 빚을 떠안은 채 폐업했다.

박 대표는 "우리 회사와 관계가 있던 사람들, 돈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1년 동안 전화가 하루에 400통씩 왔다. 정신이 나가더라"며 "그래도 내가 끝까지 책임질 생각이었기 때문에 번호를 바꾸진 않았다. 이사도 많이 다녔고, 정신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였다"고 기억했다.

폐업 후 자존감의 추락과 자금난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그는 2015년 5월 경남 통영시 죽도에 있는 재기중소기업개발원에서 재기를 꿈꿨다. 명상, 심리치유를 병행했다.

이후 패션업계에서 일하는 아내로부터 패션업계의 제조 환경에 대한 문제점을 듣고 인체 데이터 플랫폼 사업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

앞서 도움을 줬던 지인들로부터 기술과 자금을 도움 받아 2015년 9월 3D 스캔과 데이터 기술을 활용하는 '올어바웃웨어'를 창업한다.

창업 뒤 박 대표는 지인을 통해 소개 받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의 창업공작소를 시작으로 2016년 3월 인체표준센터와 인체 데이터를 산업에서 활용하기 위한 공동 기술개발을 체결했다.

지난해 6월에는 중소기업청 주관의 '재도전 성공 패키지'라는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됐고 '3D 양발 키오스크 스캐너'의 개발을 통해 우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대만의 ASUS와 비밀유지계약(NDA), 중국의 3D ARTCRETION, ASIA BK와 업무협약, 글로벌 기업 P사와 사업 진행을 협의하는데 이르렀다.

올해 초에는 중견기업 에스콰이어(맞춤형 H/W·S/W·플랫폼·로열티)와 계약을 맺어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올어바웃웨어'가 가진 글로벌 관점의 가장 큰 경쟁력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오픈 정책을 취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누구나 3D 스캐너를 만들 수 있도록 하고, 누구나 정밀한 S/W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시장은 더욱 확장되고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밀한 인체 3D 스캐너의 H/W 및 S/W의 가격은 최소 2000만~4000만원다. 이 금액을 중소기업이 마련하려면 신발을 약 2000족, 4000족 이상을 팔아야 가능하다.

이에 비해 '올어아웃웨어'의 H/W 및 S/W는 오픈 방식으로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이용기업의 매출이 발생하였을 경우 수익을 나누는 합리적인 구조다.

박 대표는 "기술을 활용할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던 세계의 시장은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올어바웃웨어'는 이달 중 첫 번째 브랜드 '파인드 슈즈(FIND SHOES)'를 론칭하고, 후속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첫 번째 브랜드 '파인드 슈즈(FIND SHOES)'는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일산 킨텍스의 인사이드 컨퍼런스&엑스포에서 론칭한다. 올해의 기업으로 선정돼 전시 12개 부스를 합친 크기의 대규모 전시를 직접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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