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는 설움 커졌다"···자가·임차가구 '양극화 심화'
29일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주택소유 가구의 순자산과 전·월세 가구 순자산 사이의 격차가 커졌다.
지난해 자가 가구의 순자산은 3억6896만원으로 지난 2012년(3억6121만원)보다 2.1% 증가했다.
반면 전세가구 순자산은 지난 2012년 2억5934만원에서 지난해 2억1352만원으로 17.7% 하락했다. 월세가구도 같은 기간 8373만원에서 6890만원으로 17.7% 떨어졌다.
이는 소득 대비 임대료가 크게 오른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 가격상승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15년까지 전세가격은 86%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이 54%, 소비자물가가 36% 오른 것과 비교하면 큰 상승률이다.
소득대비 전세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소득대비 아파트가격 역시 오르면서 아파트 소유 가구의 자산은 늘어난 반면 집 없는 이들은 집을 사기 더 어려워졌다. 지난 2003년부터 2015년까지 아파트가격은 66% 상승했다.
이같은 추세는 소득계층간 자가보유율에서도 나타났다.
집을 소유한 가구 비율은 고소득층에서는 늘어난 반면 저소득층에선 줄었다. 고소득층 자가소유율은 지난 2006년 76.8%에서 지난해 79.3%로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저소득층 자가소유율은 52.6%에서 48.5%로 감소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사이 주택소유로 인한 양극화도 심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저금리에 월세비중이 높아지면서 임차가구의 주거비 부담도 커졌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거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월세비중은 45.8%에 달했지만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60.5%에 달했다.
저소득층 일수록 전세보다 월세에 살았다. 지난해 전·월세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저소득층에서 73.2%로 가장 높았다. 중소득층은 51.5%, 고소득층은 34.3%에 그쳤다. 저소득층일 수록 임대료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 상환 등 주거비 부담도 저소득층에서 크게 느꼈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출금 등 상환부담 여부를 조사한 결과 부담된다는 응답은 저소득층에서 73.4%로 가장 높았다. 중소득층 65.6%, 고소득층 55.6%로 나타났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소득대비 임대료가 크게 오르면서 집 없는 사람들의 부담이 커졌다"며 "특히 소득대비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무주택자는 집을 사기 더 어려워졌다. 집 없는 이들의 설움은 더 커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소득대비 임대료 비율이 30% 이상인 가구는 청년과 노년층에 집중됐다.
20대는 42.4%, 70대가 54.4%, 80세 이상이 58.9%로 높게 나타났다. 가장 낮은 비율은 50대(19.4%), 전체 평균은 27.1%다. 미혼 청년가구는 72.5%가 단독주택 및 주택 이외 거처에 살면서 월세 형태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가구 중 신혼부부는 아파트 거주비율이 70.1%로 가장 높은 반면 미혼 청년가구는 단독주택 거주 비율이 49.7%로 가장 높았다. 주택 이외 거주하는 비율도 22.8%로 신혼부부(2.6%)에 비해 높았다.
신혼부부의 46.5%가 자가 주택에 거주하는 반면 미혼청년의 절반 이상(55.3%)이 보증부월세에 살았다. 자가 비율은 8.4%에 불과했다.
심 교수는 "청년 1인가구나 노인가구 등의 월세부담이 커졌다. 청년가구 중 미혼 1인가구의 거주여건은 더욱 열악하다"며 "역으로 이런 주거비 부담 때문에 결혼을 못하는 이들도 상당할 것이다.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주거안전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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