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베네수엘라 경찰간부, 헬기로 대법원·내무부 공격···마두로 "테러 행위"

등록 2017.06.28 16:38:07수정 2017.06.28 16:39:5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BBC방송은 28일(현지시간) 정체불명의 헬기가 베네수엘라 대법원 상공으로 날아와 수류탄 4발을 투하했으며, 내무부로 날아와서는 15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이를 “테러리스트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헬리콥터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경찰 간부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자신을 오스카 페레스(사진)이라고 밝힌 뒤 “독재에 저항하라”고 호소했다. <출처: BBC방송> 2017.06.28.

【서울=뉴시스】 BBC방송은 28일(현지시간) 정체불명의 헬기가 베네수엘라 대법원 상공으로 날아와 수류탄 4발을 투하했으며, 내무부로 날아와서는 15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이를 “테러리스트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헬리콥터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경찰 간부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자신을 오스카 페레스(사진)이라고 밝힌 뒤 “독재에 저항하라”고 호소했다. <출처: BBC방송> 2017.06.28.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지난 3월말부터 시작된 반정부 유혈 시위로 7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정정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대법원과 내무부가 정체불명의 헬리콥터 공격을 받는 사건이 벌어졌다.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이를 “테러리스트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BBC방송은 28일(현지시간) 정체불명의 헬기가 베네수엘라 대법원 상공으로 날아와 수류탄 4발을 투하했으며, 내무부로 날아와서는 15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사건 직후 대통령궁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사회적 소요(a social activity) 사태가 대법원에서 발생했다. 이번 공격으로 수 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뻔 했다. 수류탄 한 발은 터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전 군에 비상 경계령을 내렸다. 조만간 헬리콥터 조종사와 테러분자들을 체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소통망(SNS)에는 대법원 인근 상공을 비행하는 헬기의 모습이 올라오기도 했다.

 헬리콥터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경찰 간부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자신을 오스카 페레스라고 밝힌 뒤 “독재에 저항하라”고 호소했다. 동영상 속에 군복차림으로 등장한 페레스의 뒤편에는 복면을 하고 총을 든 무장대원들이 도열해 있었다.CNN에 따르면, 페레즈는 동영상에서 자신을 '베네수엘라 범죄수사 경찰(CICPC)'의 특수대응부대 소속 헬기 조종사라고 밝혔다.

 페레스는 영상에서 “우리는 군부와 경찰, 민간인들의 연합세력이다. 균형을 찾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범죄 정권에 저항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특정 정파에 속하지 않는다. 우리는 민족주의자, 애국자, 제도주의자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의 싸움은 베네수엘라 군을 상대로 한 게 아니다. 뻔뻔스런 현 정부를 상대로 한 것이다. 독재에 대한 싸움”이라고 말했다.

 2013년 3월 암 투병 중이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사망 이후 권좌에 오른 마두로 대통령은 정정불안과 경제위기가 겹치면서 끊임없는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야당과 반체제 인사들은 대통령 소환 국민투표를 추진하는 등 마두로 대통령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해 5월 16일 보안과 식량 분배, 에너지 공급 등에 대해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며 60일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정부는 기본 상품과 서비스 통제를 통해 기업의 자산을 몰수할 수 있도록 했다. 

 친정부 성향의 대법원도 국민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대법원은 지난 3월 29일, '의회의 입법권을 별도 기관이나 대법원 산하 헌법위원회에 맡기겠다’는 판결을 내렸다. 입법부를 해산시키고 대법원이 입법권을 대행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야당은 베네수엘라 대법원의 이런 판결을 친위 쿠데타라고 비난했다.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생필품 부족과 살인적인 물가상승 등 경제난은 국민들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시위대는 조기 총선과 대선 실시, 정치범 석방 등도 촉구했다.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정부 세력들은 맞불집회를 벌였다. 친정부 민병대들은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면서 유혈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5월 1일 마두로 대통령은 헌법 개정을 위한 특별 의회를 소집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실상 제헌의회를 만들기 위한 수순이었다.

 마침내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1일 제헌의회 수립 여부를 국민 투표에 부칠 것이라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 연설을 통해 "새 헌법 제정에 관한 사항을 국민 투표에 부칠 것이다. 국민의 뜻을 알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베네수엘라 대법원이 마두로 대통령의 지원사격에 나섰다. 대법원은 지난 12일 루이사 오르테가 디아스 법무부 장관이 제기한 ‘제헌의회 추진 중단을 요청하는 소송’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이날 야권 연합 국민연합회의(MUD)가 제기한 같은 취지의 소송들도 병합 심리해 기각했다. 친정부 성향의 대법원이 3개월째 접어든 반정부 시위로 위기에 처한 마두로 대통령의 손을 다시 들어준 것이다.

 이날 정체불명 헬기의 대법원 공격은 이같은 친정부 행보에 대한 불만 세력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