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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도 움직인다···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논의 급물살

등록 2017.06.29 00: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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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보건복지부 성과평가보상전문위원회는 지난 28일 제5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을 제언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2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모습. 2017.6.2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보건복지부 성과평가보상전문위원회는 지난 28일 제5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을 제언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2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모습. 2017.6.28. [email protected]


 복지부, 국민연금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안 마련 지시
국민연금 지난 27일 관련 용역 위한 입찰공고 내
 전문가들 "국민연금 도입 결정시 타 기관도 모두 동참할 것"
 스튜어드십 코드 효과 두고는 시각 엇갈려
"수익·투명성 향상" vs "기업가치 훼손 우려" 

【서울=뉴시스】이근홍 기자 =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에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 검토를 제안하면서 자본시장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임에도 그동안 민간 중심으로만 추진 돼 활성화에 한계가 있던 상황에서 투자업계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움직이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대세로 자리잡을 조짐이다.

복지부 성과평가보상전문위원회는 28일 제5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2016년도 국민연금 기금운용 성과평가안'을 의결했다.

이 자리에서 성과평가보상전문위는 국민연금이 장기투자자로서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내주식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할 것을 제언했다.

사실상 국민연금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27일 '국민연금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에 관한 연구'에 대한 입찰공고를 냈다.

앞서 두 차례 유찰이 돼 이번이 세 번째 공고다.

용역기간은 계약 체결 후 5개월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향후 용역 대상이 선정되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인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 투자가들을 위한 의결권 행사 지침이다.

큰 저택에서 주인 대신 집을 관리하는 청지기(스튜어드)처럼 기관들이 투자를 할 때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를 통해 국민이 맡긴 돈을 자기 것처럼 소중하게 운용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로 7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수탁자 책임 정책 공개 ▲이해상충 방지정책 공개 ▲투자대상회사의 지속 점검 ▲수탁자 책임 활동 수행에 관한 내부지침 마련 ▲의결권 정책, 의결권 행사내역과 그 사유 공개 ▲의결권 행사, 수탁자 책임 이행 활동 보고 ▲수탁자 책임의 효과적 이행을 위한 역량·전문성 확보 등이다.

민간 차원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JKL파트너스 등 사모펀드(PEF) 세 곳은 이미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했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38개 기관투자자도 참여 계획서를 제출하고 도입을 준비 중이다.
 
단 지난해말 기준 558조원의 돈을 굴리고 있는 국민연금이 그동안 명확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은 탓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분위기는 좀처럼 무르익지 않았다.

김우찬 경제개혁연구소 소장(고려대 경영대 교수)은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참여와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며 "이를 돕기 위해 금융위원회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법률적 리스크를 해소해 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문제를 정부가 공식화하며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초께 기관투자자들의 동참 릴레이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5개월의 용역기간을 거쳐 올해말이나 내년초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결정하면 사실상 관련 논의는 끝이 날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도입 결정을 내리면 다른 기관투자자들도 뜻을 함께 한다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도입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효과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에 일조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정부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를 앞세워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주주행동주의가 필요하다는 애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기관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더 많은 만큼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경영 효율성과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있어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단 기관의 대표격인 국민연금은 복지부 산하에 있기 때문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과연 정부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지는 현 시점에서 알 수 없다"며 "이런 부분들을 개선하기 위해 가령 복지부 장관이 맡고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민간 출신으로 교체하는 등의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단기 차익을 노리고 투자하는 기관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경우 중·장기적인 회사 경영 방침과 상반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른 부작용은 결국 기업 가치 훼손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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